2025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기업들의 실적 발표 결과, 연결 기준 영업이익 상위 기업과 하위 기업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경기 회복세와 산업 구조 변화에 따라 수익을 확대한 기업이 있는 반면, 업황 부진과 비용 증가로 실적이 뒷걸음친 기업도 다수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공동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연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가장 높은 상위 20개사는 대부분 전통적인 제조업, 반도체, 에너지 등 대형 산업군에 집중됐다. 특히 글로벌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 흐름에 힘입어 반도체 산업에 속한 일부 대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수익 개선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 하위 20개사에는 내수 의존도가 높은 소비재 기업과 구조조정 중인 조선·건설업체들이 다수 포함됐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이어지면서, 외형은 유지했더라도 수익성 면에서는 역성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기업은 오히려 영업손실을 나타내며 적자 전환되기도 했다.
이번 실적 발표는 업종별로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산업 재편의 신호로도 읽힌다.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더디고, 환율 변동성도 심화되면서 해외 수요에 의존하던 중소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진 반면, 자본력이 있는 대기업은 오히려 확장 기회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유가·전력 단가 변동, 중국 경기 회복 수준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별 대응 전략과 포트폴리오 조정 여부에 따라 하반기 실적 격차가 더 확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