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8일(현지시간)에도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혼조세를 이어갔다. 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반면 그만큼 금리 인하 가능성은 높아졌다는 기대감도 동시에 작용하며 투자심리가 엇갈린 모습이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37포인트(0.17%) 하락해 45,321.49를 기록했다. 반면 S&P500지수는 14.32포인트(0.22%) 상승한 6,495.82에, 기술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2.38포인트(0.75%) 뛰며 21,862.76으로 거래를 이어갔다. 핵심 지수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며 시장이 혼조세를 나타낸 배경에는 최근 발표된 고용지표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5일 8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단 2만2천 명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의 7만9천 명, 시장 예상치였던 7만5천 명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급격히 식고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투자자들은 경기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방어적인 투자 성향을 자극하고 있다.
다만 한편으로는 고용 부진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결정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동시에 확산됐다. 금리 인하가 이루어질 경우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이 줄고 소비도 자극받을 수 있어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데이터를 보면, 연방기금금리가 연말까지 1.00%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8.9%, 0.75% 인하는 69.3%로 상승해 시장의 기대치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술주 중심의 종목들은 강세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설계업체인 브로드컴은 1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고객 계약 소식에 힘입어 5.25% 올라 주목받았다. 반면 통신 업종은 부진했다. 위성통신업체 에코스타가 무선 주파수를 170억 달러에 스페이스X에 매각했다는 소식에 따라 T모바일과 AT&T는 각각 3.86%, 2.6% 하락했다. 지금까지 스페이스X는 T모바일과 협력해 서비스를 제공해왔으나, 이번 거래로 독자적인 통신망 구축 가능성이 제기되며 기존 통신업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다.
이 같은 시장의 흐름은 이번 주 후반 발표될 미국의 물가 지표에 따라 한차례 더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10일에는 생산자물가지수(PPI), 11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정돼 있어 인플레이션의 흐름과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 가능성을 가늠할 결정적 단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도 고용과 물가 지표 간 균형 여부가 증시 방향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