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발행하는 종목 분석 리포트가 대형주에 쏠리는 현상이 여전히 심화되면서, 중소형주 투자자는 제한된 정보만으로 매매 결정을 내리는 구조적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2025년 9월 25일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리서치 리포트는 총 2만2,161건이었다. 이 중 실제로 종목 분석이 이뤄진 기업은 전체 상장사 2,879개 가운데 1,069개에 그쳐, 단 37.1%만이 리포트의 대상으로 다뤄졌다. 분석 대상이 된 종목 수 자체도 제한적인데, 이 가운데 100건 이상 리포트가 작성된 종목은 60개에 불과했다.
특히 이 60개 종목 중 58개가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소속이며, 코스닥 시장에서는 에스엠과 JYP엔터테인먼트 단 2곳만이 이 기준을 충족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은 수백 건의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 반면, 중소형 종목은 대부분 정기적인 분석 자료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리포트 불균형은 정보의 접근성을 낮춤으로써, 일반 투자자(소위 개미 투자자)들이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보다는 일시적인 주가 흐름이나 루머에 의존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 실제로 최근 주가조작 이슈로 논란이 된 DI동일의 경우, 1년간 발간된 리포트가 단 4건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긍정적인 전망을 담은 마지막 리포트는 주가 급락 직전인 6월 말에 나왔다. 이런 공백은 정보 비대칭을 부추기고, 주가조작 같은 불공정거래에 취약한 구조를 키우는 배경이 된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증권사 애널리스트 인력 규모와도 직결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활동 중인 애널리스트는 총 1,110명으로, 이 중 상당수가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사에 집중돼 있다. 대형사는 50명 이상의 애널리스트를 보유한 반면, 중소형 증권사는 1~3명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애널리스트들이 시가총액이 크고 주식시장 관심도가 높은 종목 위주로 분석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다 증권사 입장에서 기업금융(IB) 업무를 고려해 특정 기업에 부정적인 리포트를 내기 어려운 내부 구조적 제약도 작용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불균형 현상은 중소형주의 시장 투명성과 공정성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불공정거래에 대한 감시 강화를 위해서라도 중소형주에 대한 정보 제공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향후 금융당국이 이 같은 종목 편중 리서치 문제에 대응해 제도적 유인을 제공하거나, 증권사가 자율적으로 분석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