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면서, 뉴욕증시에서 주요 기술주(빅테크) 중심으로 일제 하락세가 나타났다. 현지 시간 10일, 애플·아마존·메타 등 고성장 종목들이 2% 이상 떨어졌고,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역시 1%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장 초반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소비 경기에 대한 신뢰가 반영됐고, 일부 기술주의 경우 장중 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는 개장 초 한때 사상 최고가에 근접하며 195.62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과의 무역 긴장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직후 주식시장은 급격히 반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글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려 한다며 “매우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관세 인상을 포함한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희토류는 반도체·전기차·스마트폰 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중국이 세계 공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런 수출 통제는 미국의 기술 기업들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는 조치로 해석될 수 있어, 시장의 반응도 민감하게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오는 2주 뒤 한국에서 개최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다"고 언급해 양국 간 외교경색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무역 정책 발표, 중국의 실질 대응, 미국 내 정치일정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기술주 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특히 미국 대선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자국 기술 산업 보호를 내세운 정책이 증시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더 빈번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