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씨가 시세 조종 혐의와 관련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카카오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주가가 일제히 상승했다. 법원의 판단이 투자자들의 경영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으로 이어진 결과다.
10월 2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주식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95% 오른 6만2천300원으로 마감했고,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도 각각 2.84%, 3.91%, 3.34% 상승세를 보였다.
이번 판결의 주요 쟁점은 카카오가 지난 2023년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 간 경영권 분쟁 당시 SM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한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시세 조종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재판부는 단순히 대규모 장내 매수 사실만으로 시세 조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김범수 센터장에 대해 제기된 법적 의혹은 일단락됐다.
그동안 카카오는 잇따른 대외 악재와 함께 기업 이미지 타격, 경영진 교체 가능성 등을 둘러싼 논란으로 주가 하락과 투자 심리 위축에 시달려 왔다. 김범수 창업자 본인이 공식 역할에서는 한 발 물러난 구조이지만, 실질적인 경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특히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에서, 내부 불확실성 제거는 신사업 추진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향후 카카오가 이 같은 경영 리스크 해소를 기반으로 외부 투자자 신뢰 회복에까지 성공한다면, 침체됐던 그룹 전체의 기업가치도 점진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사회적인 책임 논란과 플랫폼 규제 이슈 등 구조적인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번 사법적 판단만으로 시장의 우려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