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16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33만원에서 26만원으로 낮췄다. 전자상거래 사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새 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업들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1분기 커머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수료 인상 효과가 이어지면서 외형 성장세는 뚜렷하다는 평가다. 다만 영업이익은 6.6%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인 컨센서스(증권사들의 평균 추정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임직원 연봉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지피유(GPU·그래픽처리장치) 구매 확대로 인프라 비용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단기 실적보다 중장기 성장동력의 불확실성이다. 삼성증권은 네이버의 블록체인 사업이 제도 정비 지연과 기업결합 심사 연기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봤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이 늦어지고 있는 데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두나무 기업결합 심사도 미뤄지면서 사업 추진 일정이 불확실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율 제한을 둘러싸고 국회와 금융당국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두나무 합병 자체에 대한 위험도 커졌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이후 비용 증가 요인도 적지 않다. 플러스스토어 멤버를 대상으로 한 무제한 배송과 반품 서비스가 시작되면 마케팅 비용이 더 들어갈 가능성이 크고, 인공지능(AI)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인프라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기업들 사이에서는 이용자 확대와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물류와 인공지능 설비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흐름이 강한데, 네이버도 이 과정에서 수익성 부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증권은 이런 점을 반영해 투자 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7.7% 수준으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네이버가 기존 커머스 사업의 성장세를 이어가더라도, 규제 환경과 대규모 투자 부담이 맞물리면 당분간은 실적 개선 속도가 완만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신사업 관련 제도 정비 속도와 인공지능·커머스 투자 성과에 따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