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2026년 5월 4일 하루 만에 12% 넘게 뛰면서 처음으로 140만원 선 위에서 거래를 마쳤고, 시가총액도 사상 처음으로 1천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12.52% 오른 144만7천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133만9천원으로 출발한 뒤 상승 폭을 키웠고, 장중에는 145만원까지 오르며 지난 4월 28일 세운 장중 최고가 132만8천원을 큰 폭으로 넘어섰다. 주가 급등에 힘입어 시가총액은 1천31조원으로 불어나, 국내 증시에서 상징적인 1천조원 고지를 처음 밟았다.
같은 날 삼성전자도 5.44% 오른 23만2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올해 종가 기준 최고가였던 22만6천원과 장중 최고가였던 23만원 기록을 모두 다시 썼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 두 종목이 동시에 강하게 오른 것은, 노동절 연휴로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강세가 이어진 영향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월 30일 2.26%, 5월 1일 0.87% 각각 상승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 주가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여서 국내 반도체주 투자심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상승장을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조9천623억원, 기관은 2조5천568억원을 각각 순매수했고, 개인은 6조3천364억원을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포함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만 놓고 봐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9천783억원, 2조6천883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6조5천72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도체 업종의 실적 기대와 글로벌 기술주 강세가 맞물리면서 대형주 중심으로 자금이 집중된 셈이다.
한편 이날 새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제3국 선박을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이른바 해방 프로젝트 개시를 선언했지만, 미군이 선박을 직접 호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뒤따르면서 국내 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시장은 지정학적 변수보다 반도체 업황과 해외 기술주 흐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미국 증시의 기술주 강세, 외국인 자금 유입, 반도체 업황 기대가 이어지는지에 따라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 급등 이후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가능성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