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지수펀드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전체 ETF 순자산이 450조원을 넘어섰고, 그중에서도 국내 주식형 ETF는 200조원을 돌파하며 증시 상승기에 개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몰리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전체 ETF 순자산은 456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15일 처음 400조원을 넘긴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50조원 넘게 불어난 것이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 흐름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로, 주식처럼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어 개인 투자자들이 분산투자 수단으로 많이 활용한다. 현재 국내 ETF는 모두 1천99개 종목인데, 이 가운데 국내 상장사에 투자하는 국내 주식형 ETF는 413개다.
특히 국내 주식형 ETF의 팽창 속도는 더 가파르다. 국내 주식형 ETF 순자산은 지난 7일 기준 212조원으로 처음 200조원을 넘어섰다. 2024년 말 40조원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시장 규모가 급격히 확대된 셈이다. 지난해에는 93조원으로 커졌고, 올해 들어서는 4개월여 만에 다시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늘었다. 코스피 시가총액 6천138조원과 비교한 비중도 3.47%로 역대 최고치다. 2023년 말 1.99%, 2024년 12월 2.08%, 지난해 말 2.68%였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 안에서 ETF가 차지하는 존재감이 뚜렷하게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 변화는 그동안 해외 주식형 ETF로 쏠렸던 자금 흐름이 다시 국내 주식형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체 ETF 가운데 국내 주식형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6.6%다. 2021년 말 전체 ETF 순자산이 70조원 수준일 때는 이 비중이 55.3%였지만, 이후 미국 증시 강세를 타고 해외 주식형 ETF가 급증하면서 2024년 말에는 24.3%까지 떨어진 바 있다. 그런데 최근 코스피가 연이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7,500선에 육박하자, 개별 종목을 고르기보다 시장 전체 상승 흐름에 올라타려는 자금이 국내 주식형 ETF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지수가 오르면 ETF 평가액도 커지고, 순자산 증가가 다시 시장 관심을 키우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자 저변도 넓어지고 있다. 국내 5개 대형 증권사를 통해 ETF에 투자하는 20세 미만 투자자는 지난 4월 말 기준 30만2천669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37% 증가했다. 이는 주식 초보 투자자들이 개별 기업 실적이나 변수에 직접 노출되기보다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하는 ETF를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투자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코스피 최고가 행진 속에서 직접 주식 매수 자금뿐 아니라 ETF를 통한 간접 투자 자금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증시 강세가 이어지는 한 국내 주식형 ETF의 영향력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자금 이동 속도 역시 그만큼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은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