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두 회사 일부 고위 임원이 보유한 자사주 평가수익률도 180%대에서 400%대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경영진이 보유한 주식 가치도 함께 커진 흐름이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바탕으로 지난 10년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기임원 가운데 사장급 이상 인사의 자사주 보유 현황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3명과 SK하이닉스 2명이 보유한 주식 평가금액은 5월 29일 종가 기준 총 1천12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른바 ‘30만전자’, SK하이닉스가 ‘200만닉스’에 도달할 만큼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그 결과 임원들의 보유 지분 가치도 빠르게 불어났다.
SK하이닉스에서는 곽노정 대표이사 사장의 평가금액이 가장 컸다. 곽 사장은 1만4천312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29일 종가 233만3천원을 기준으로 한 평가액은 333억9천만원이다. 취득가액을 취득일 종가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평균 매수 단가는 약 68만원으로 추산돼, 평가차익은 236억원, 수익률은 241% 수준으로 분석됐다. 차선용 사장은 6천834주를 보유해 평가금액이 159억원으로 집계됐고, 평균단가가 약 43만원으로 계산되면서 수익률은 40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의 높은 수익률에는 4월 6일 이뤄진 스톡옵션, 즉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의 행사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당시 두 사람은 13만8천980원에 각각 2천329주를 매수했고, 같은 날 SK하이닉스 주가는 88만6천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장기간에 걸친 분할 매수와 상여금 주식이 수익률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은 평가금액이 312억원으로 300억원을 넘어섰다. 그는 2021년부터 2024년 사이 삼성전자 주가가 6만∼8만1천700원 수준에서 움직일 때 2만8천주를 직접 매입했는데, 이 물량의 평균단가는 약 7만1천원이다. 이를 29일 종가 31만7천원과 비교하면 약 347%의 수익률이 된다. 여기에 지난해와 올해 상여금으로 받은 7만여주를 합산하면 전체 기준 수익률은 180%대로 낮아지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전영현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은 3만2천787주를 보유해 평가액이 104억원, 수익률은 182%로 집계됐다. 김용관 디바이스솔루션 부문 경영전략총괄 사장은 3만2천158주를 보유해 평가액이 102억원, 수익률은 241%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배경에는 반도체 산업, 특히 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이 깔려 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 확산과 서버 투자 증가, 공급 제약 등이 맞물리면서 메모리 가격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KB증권은 내년 메모리 가격이 올해보다 더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망했고, 신한투자증권도 최소 2027년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환경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결국 반도체 대표주 주가가 실적 기대를 반영해 더 상승할 경우, 자사주를 보유한 임원들의 평가이익도 당분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