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증권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는 흐름을 바탕으로 한국 증시의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2026년 하반기 코스피 상단을 11,700포인트로 제시했다.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반도체 수출이 인공지능 확산과 맞물려 빠르게 늘고 있다는 판단이 전망의 배경이다.
강현기 DB증권 연구원은 6월 1일 보고서에서 오픈에이아이의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가 주목받은 뒤 하이퍼스케일러가 투자를 확대하면서 한국 반도체 수출 증가율이 기록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을 뜻하는데, 인공지능 서비스가 커질수록 서버와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 비중이 큰 만큼 이런 수출 확대는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재료가 될 수 있다.
DB증권은 증시가 더 오르려면 투자로 기대하는 수익이 자금 조달 비용보다 높아야 하는데, 현재 거시경제 환경이 이런 조건을 충족한다고 봤다. 강 연구원은 미국 기준으로 투자비용을 금리 수준에 맞춰 보면 미국 기준금리 3.75%보다 미국 명목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6%로 더 높아 투자 여건이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쉽게 말해 기업과 시장이 부담하는 자금 비용보다 경제가 만들어내는 성장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여지가 있다는 의미다.
기업 단위의 수익성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강 연구원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이비엠 등 미국 상위권 하이퍼스케일러의 투하자본수익률, 즉 투입한 자본으로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가중평균자본비용을 5%포인트 이상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투하자본수익률이 자본비용보다 높으면 투자가 기업가치를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구조가 유지되면 인공지능 관련 설비 투자도 쉽게 꺾이지 않을 수 있고, 그 수혜가 한국 반도체와 증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같은 판단을 토대로 DB증권은 하반기 코스피 예상 범위를 하단 7,700, 상단 11,700으로 제시했다. 강 연구원은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진행 중인 만큼 한국 주식시장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등 주도주의 강세 신호도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이 각각 1회, 2회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상황을 가정하면 성장주뿐 아니라 화장품, 필수소비재 같은 가치주에도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향후 시장 흐름은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느냐와 금리 경로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주도 업종이 넓어지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