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방산 부품 기업 헤이코(HEICO·HEI)가 대규모 채권 발행과 신용한도 확대, 연속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재무 유연성’과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등급을 유지한 가운데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공격적인 인수 전략이 맞물리며 항공우주 및 방산 시장 내 입지가 한층 강화되는 흐름이다.
헤이코는 12억 달러(약 1조 7,280억 원) 규모의 선순위 채권 발행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행은 2031년 만기 5억5,000만 달러와 2036년 만기 6억5,000만 달러로 구성되며, 확보한 자금은 기존 22억 달러(약 3조 1,680억 원) 규모의 회전신용대출 상환에 투입된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차입 여력을 보존하고 향후 인수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영진은 “견조한 실적과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기존 채권과 신규 채권 모두 투자등급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됐다. 헤이코는 주당 0.13달러의 반기 배당을 선언하며 기존 대비 8% 인상했다. 이는 1979년 이후 96회 연속 지급되는 배당으로, 안정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재무 전략의 또 다른 축은 신용한도 확대다. 헤이코는 무담보 회전신용한도를 기존 20억 달러에서 22억 달러로 늘리고 만기를 2031년으로 연장했다. 최대 30억 달러까지 확대 가능한 구조를 포함하고 있으며, 금리는 SOFR 기준금리에 0.75~1.25%포인트가 더해지는 구조다. 이는 투자등급 유지가 반영된 결과로, 향후 인수와 일반 기업 운영 자금에 활용될 예정이다. 헤이코는 1996년 이후 110건 이상의 인수를 진행해온 대표적인 ‘연속 인수 성장형’ 기업이다.
실제 사업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엑셀리아(Exxelia)는 고전압 세라믹 커패시터 업체 캘라믹 테크놀로지스 지분 90%를 인수했다. 해당 기업은 항공우주·방산 및 산업용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며, 인수 후에도 기존 경영진 체제가 유지된다. 헤이코는 1년 내 이익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의 방산 부품 기업 쿡 디펜스 시스템즈 역시 80% 지분을 확보하며 ‘헤이코-쿡 디펜스’로 편입됐다. 이 회사는 장갑차 트랙 시스템의 핵심 공급 업체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 헤이코의 글로벌 방산 노출도를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FAA 및 EASA 인증 정비(MRO) 역량을 보유한 셔우드 항공을 인수하고, 고주파 안테나 기업 사우스웨스트 안테나 지분 90%를 확보하는 등 항공 정비와 통신 장비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전문가들은 “헤이코의 인수 전략은 단순 외형 확대가 아닌 고부가가치 부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반복 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든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평가한다.
실적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2026년 2분기 기준 순이익은 2억3,38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9% 증가했고, 매출은 13억8,000만 달러로 25%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5.5%까지 상승했다. 유기적 매출 성장률도 18%를 넘기며 인수 효과와 수요 증가가 동시에 작용했다. 특히 항공우주와 전자기술 부문 모두에서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헤이코 자회사들은 NASA의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II’ 임무에 핵심 전자부품을 공급했다. 메모리, 커패시터, 전력 변환 장치 등 우주 환경에서 요구되는 고신뢰 부품을 제공하며 심우주 프로젝트 참여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헤이코의 전략을 ‘보수적 재무 운영과 공격적 인수의 균형’으로 평가한다. 코멘트 “금리 환경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장기 채권 발행과 신용한도 확보를 동시에 진행한 것은 향후 대형 인수 기회를 염두에 둔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견조한 실적과 적극적인 인수 전략이 맞물리며 헤이코는 항공우주·방산 산업 내 핵심 부품 공급자로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