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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반도체주 충격에 8,000선 턱밑까지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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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외부 반도체주 조정과 국내 증시 과열 부담으로 급락, 8,000선 아래 위협에 직면했다.

 코스피, 반도체주 충격에 8,000선 턱밑까지 급락 / 연합뉴스

코스피, 반도체주 충격에 8,000선 턱밑까지 급락 / 연합뉴스

코스피가 2026년 6월 5일 장중 한때 8,000선 턱밑까지 밀리며 급락했다. 불과 며칠 전까지 9,000선 돌파 기대가 커졌던 시장이 하루 만에 크게 흔들린 것은 미국 반도체주 조정이라는 외부 충격에 더해, 최근 한 달 사이 지나치게 빠르게 오른 국내 증시의 과열 부담이 한꺼번에 드러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와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2분 기준 코스피는 전장보다 4.83% 내린 8,221.83을 기록했다. 지수는 3.66% 하락한 8,323.20으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웠고, 오전 10시 18분께에는 8,038.10까지 밀리며 장중 8,000선 붕괴를 위협받았다. 개장 직후에는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을 5분간 중단하는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조8천497억원, 1천1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1조8천27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천828억원 순매도를 기록해 현물과 선물 양쪽에서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 브로드컴의 실적 발표였다. 브로드컴은 3분기 인공지능 칩 매출이 16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수치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인공지능 산업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반도체 수요 자체보다,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센터 전력 설비와 부대 인프라 구축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식혔다. 인공지능 서버와 반도체는 곧바로 늘릴 수 있어도, 전력망과 냉각 설비, 관련 시설은 짧은 기간 안에 완성되기 어렵기 때문에 전체 투자 사이클이 생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이 영향으로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브로드컴이 12.59% 급락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7.74% 하락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은 시각 각각 4.27%, 6.53% 내리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다만 국내 증시의 낙폭이 특히 컸던 배경에는 한국 시장 자체의 구조적 취약점도 자리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6일 처음 7,000선을 넘어선 뒤 9거래일 만에 8,000선에 올라설 정도로 단기간 급등했고, 이달 2일에는 8,801.49로 마감하며 9,000선 기대를 키웠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차익 실현에 나섰고, 전날까지 누적 순매도 규모는 66조6천187억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 자금은 더 빠르게 유입됐다. 이른바 빚투 지표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6월 2일 기준 37조7천91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열 신호가 짙어지자 미래에셋증권은 6월 5일부터 국내 대표 지수 상장지수펀드인 코덱스 200의 종목군을 조정해 신규 융자와 만기 연장을 제한했다. 이는 증권사들이 레버리지 투자 확산을 경계하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 쏠림이 심해진 점도 변동성을 키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5월 이후 전날까지 각각 59%, 79% 급등했고, 두 종목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8%에서 52.2%로 높아졌다. 시장 절반 이상이 사실상 두 반도체 대형주 흐름에 좌우되는 구조가 된 셈이다. 여기에 두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까지 상장되면서 주가 등락 폭은 더 커졌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는 70포인트대로, 2010년 이후 평균인 20 안팎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도 같은 시각 달러당 1,548.9원으로 16.3원 올라 2009년 3월 10일 장중 1,56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환율 상승은 외국인 자금 이탈 우려를 키운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추가 부담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인공지능과 반도체 산업의 장기 성장 자체가 꺾였다고 보기보다는, 급등 뒤 나타난 차익 실현과 속도 조절 성격이 강한 조정으로 보고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미국 반도체주의 변동성이 커졌지만, 메모리 경기 하강이나 금리 급등처럼 기업 실적과 거시경제의 기초 여건을 훼손하는 악재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결국 최근 시장의 기대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진 상황에서 특정 이벤트를 계기로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졌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의 높은 비중, 개인 신용거래 확대, 환율 불안이 이어지는 동안 변동성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초 체력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단기 급락 이후에는 다시 업종별 순환매와 주도주 재평가가 함께 나타날 여지도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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