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26년 6월 18일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넘어서면서, 증권사 리서치 책임자들은 한국 증시가 반도체 호황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8,000포인트를 돌파한 뒤 약 한 달 만에 9,000선까지 올라선 흐름이어서, 단순한 기대보다 기업 실적 개선이 실제 지수 상승을 떠받치고 있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주목한 축은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대형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이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고, 이를 뒷받침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도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 핵심 근거로 제시됐다. 인공지능 산업이 서버용 메모리, 패키징 기판, 적층 세라믹커패시터(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같은 연관 품목의 수요를 함께 끌어올리면서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한국 반도체 업종 주가가 해외 경쟁사와 비교해 여전히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인식도 남아 있어, 실적이 더 좋아지면 주가 재평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상승은 거시경제 불안이 일부 누그러진 점과도 맞물려 있다. 중동 지역 긴장 완화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즉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결정 회의 종료 이후 시장이 큰 불확실성 하나를 덜어내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는 해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 장세가 모든 업종이 함께 오르는 전형적인 강세장과는 다르다고 본다. 고물가와 고금리 환경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닌 만큼, 실제로 수익을 내는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쪽으로 자금이 집중되는 양극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수는 빠르게 오르더라도 개별 투자자의 체감 수익률은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연합뉴스가 취합한 6개 증권사 센터장과 본부장들은 미국 중간선거, 금리 향방, 전쟁 여진 같은 변수는 남아 있지만, 이런 요인이 추세적인 상승을 꺾을 정도는 아닐 수 있다고 봤다. 일부는 연내 코스피 10,000 돌파 가능성도 열어뒀고, 메리츠증권은 연말 목표치로 11,500을 제시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강세, 장기공급계약 확대에 따른 이익 안정성 개선, 외국인 매수세 복귀 가능성 등이 추가 상승 논리로 꼽혔다. 반면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가 5.0~5.3%를 넘거나 물가가 다시 끈질기게 높아질 경우에는 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다.
개인 투자자에게는 속도전에 휩쓸리지 말라는 조언이 이어졌다. 최근처럼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한 뒤에는 추격 매수에 나섰다가 변동성에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장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기보다는 펀더멘털, 즉 실적과 산업 전망이 뚜렷한 업종 중심으로 분할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반도체가 여전히 중심축이지만, 조선, 방산, 증권처럼 이익 개선 가능성이 있는 업종도 함께 살필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 같은 흐름은 결국 반도체 실적 개선이 얼마나 오래 이어지고, 그 온기가 다른 산업으로 확산될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