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빚내서 투자한 자금이 증시 급변동을 버티지 못하면서 반대매매 규모가 연일 큰 폭으로 이어졌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이 증권사 자금을 이틀가량 빌려 주식을 산 뒤 정해진 기간 안에 돈을 메우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이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투자자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팔아 빚을 회수하는데, 이를 반대매매라고 부른다. 26일 반대매매 금액은 전날 476억원보다 33억원 늘었고, 이로써 하루 반대매매 규모가 400억원을 넘는 흐름이 4거래일 연속 이어졌다.
지난주 전체로 보면 시장 충격은 더 뚜렷하다. 6월 22일부터 26일까지 강제 매각된 금액은 모두 2천717억원으로, 직전 주의 648억원보다 4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는 최근 증시가 짧은 기간에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증거금 여력이 빠르게 약해졌기 때문이다. 주가가 흔들리면 빌린 돈으로 투자한 계좌는 손실이 더 크게 반영되고,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추가 자금 납입이나 강제 청산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 코스피는 6월 22일 사상 처음 9,100대에서 거래를 마친 뒤 다음 날인 23일 9.99% 급락했다. 이어 24일과 25일에는 각각 3.26%, 5.42% 반등했지만, 26일 다시 5.81% 떨어지며 8,411.21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같은 날 4.10% 내린 851.37로 마감했다. 이렇게 방향성이 급격히 바뀌는 장세에서는 단기 차익을 노린 개인 자금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기 쉽다. 특히 미수거래처럼 상환 기간이 짧은 자금은 시장이 하루만 크게 밀려도 반대매매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관련 지표를 보면 일부 자금은 이미 시장에서 빠져나가는 모습도 나타났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25일 2조687억원으로 2조원을 넘었다가 26일에는 1조5천632억원으로 줄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25일 3.5%에서 26일 2.5%로 1%포인트 낮아졌다. 빚투의 또 다른 지표인 신용융자거래 잔고 역시 26일 37조7천615억원으로, 전날 38조483억원보다 감소해 이틀 연속 줄어들었다. 이는 주가 급락 과정에서 강제 정리가 이뤄졌거나, 투자자들이 추가 위험을 피하려고 차입 규모를 줄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반대매매가 한 번 늘어나기 시작하면 주가 하락을 다시 부추기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강제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 주가가 더 밀리고, 그 여파로 다른 계좌에서도 추가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증시 변동성이 쉽게 잦아들지 않는다면 개인 레버리지 투자 축소와 강제 청산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