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6월 23일 10% 가까이 급락한 뒤 24일 반등했지만, 신용을 써서 투자한 개인들의 주식은 반대매매로 1천억원 넘게 강제 처분되면서 반등의 과실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4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1조3천768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탁매매 미수금은 개인이 증권사 자금을 이틀가량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갚지 않은 돈으로, 이른바 초단기 빚투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전체 미수금은 전날 1조4천792억원에서 1천억원가량 줄었지만, 같은 날 반대매매 금액은 1천107억원으로 급증했다. 직전 거래일의 424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준이며, 반대매매 금액이 1천억원을 넘어선 것은 6월 15일 1천8억원 이후 9일 만이다.
이 같은 현상은 급락장 이후 반등장이 나왔어도 빚을 갚지 못한 투자자에게는 회복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 반대매매 구조와 관련이 있다. 미수거래는 주식을 산 뒤 2거래일 안에 대금을 결제해야 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3거래일째 보유 주식이 강제로 팔린다. 문제는 반대매매가 장 시작과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23일 9.99% 폭락한 뒤 24일에는 3.26% 반등했지만, 반대매매 물량은 장 초반에 먼저 출회돼 당일 지수 반등에 따른 수익을 얻기 어려웠다. 23일과 24일 이틀간 반대매매 총액은 1천531억원에 달했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23일 3.3%에서 24일 7.5%로 뛰었다. 이는 6월 9일 1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수치를 단순한 일시적 충격으로만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같은 24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8조6천328억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5천392억원 늘며 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 가운데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으로, 미수거래보다 기간이 길어 대체로 일주일 이상 유지된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닥은 8조8천785억원으로 전날보다 줄었지만, 유가증권시장은 29조7천542억원으로 불어나 30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하락장에서 손실이 커질 경우 추가 반대매매 압력이 다시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최근 시장은 지수가 하루 만에 급락과 반등을 오가는 큰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레버리지 투자(빌린 돈을 활용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에 따른 위험이 빠르게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반대매매는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기계적으로 집행돼 손실을 키우기 쉬운 만큼, 신용 잔고가 높은 상태에서 시장 불안이 이어지면 개인 투자자의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증시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반대매매와 신용 축소가 맞물리며 수급 불안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