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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반도체주 부진과 중동 긴장 속 7,000선 재탈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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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반도체주 약세와 중동 긴장 고조로 흔들리면서 코스피가 7,000선을 내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피, 반도체주 부진과 중동 긴장 속 7,000선 재탈환 실패 / 연합뉴스

코스피, 반도체주 부진과 중동 긴장 속 7,000선 재탈환 실패 / 연합뉴스

20일 코스피는 미국 반도체주 약세와 중동 긴장 고조가 겹치면서 큰 폭으로 흔들린 지난주 충격을 안은 채 약세 출발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증시는 이미 지난 16일 급락을 한 차례 겪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463.81포인트, 6.37% 내린 6,820.60에 거래를 마치며 다시 7,000선을 내줬고, 장중에는 6,730.87까지 밀렸다. 오전 9시 10분께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는데, 이는 프로그램 매매 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해 급격한 쏠림을 완화하는 장치다. 개인이 3조6천6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3천936억원, 2조3천69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코스닥도 37.59포인트, 4.53% 내린 791.84로 마감했고, 코스닥 시장에서도 오전 10시 20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번 급락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8.77%, SK하이닉스는 11.53% 떨어졌고, 이는 미국 시장에서 마이크론과 샌디스크 등 반도체 관련 종목이 먼저 급락한 흐름과 맞물렸다. 배경에는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센터 투자 속도가 예상보다 둔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미국 와이오밍주와 뉴욕주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연기되거나 유예됐다는 소식, 그리고 모건스탠리의 관련 보고서가 반도체 업황 둔화 가능성을 자극했다. 대만 TSMC가 2분기 사상 최대 순이익을 발표했지만, 이미 시장의 불안이 커진 상황에서는 투자심리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올렸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예상한 결정으로 받아들여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휴장 기간 이어진 해외 변수도 20일 국내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 증시가 쉬었던 17일에도 미국 3대 주가지수는 약세를 보였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6일과 17일 이틀 동안 2.85% 내렸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한국지수 상장지수펀드는 16일 4.82% 급락한 데 이어 17일에도 0.50% 하락했고, 코스피200 야간선물도 전 거래일보다 4.31% 내려 투자심리 위축을 보여줬다. 여기에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문샷에이아이가 공개한 최신 모델 ‘키미 K3’가 글로벌 선두권 모델과의 격차를 좁혔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존 인공지능 관련 대형 기술주의 독점 기대가 약해진 점도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지정학적 불안도 증시에 새로운 부담을 더하고 있다. 중동 정세가 다시 거칠어지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 가격은 주말 사이 배럴당 85달러대까지 올랐다. 유가 상승은 기업 비용과 물가를 함께 자극해 주식시장에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최근 요르단 기지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한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우려가 커졌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 중국이 광범위하게 개입했다는 주장을 펴면서 미중 갈등 가능성도 다시 거론됐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으로 가지 않더라도 높아진 유가 자체가 세계 경제와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주 시장의 시선은 결국 실적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알파벳, 인텔, 테슬라 등 미국 대형 기술주와 현대차, 두산에너빌리티, KB금융 등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이 잇따라 발표되면, 인공지능 수요가 실제로 유지되고 있는지와 반도체 업종 주가가 과도하게 조정을 받은 것인지가 함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범위로 6,300∼7,300을 제시했고, 최근 논쟁의 핵심이 반도체 중심의 이익 증가세 둔화와 인공지능 투자 사이클 조기 종료 가능성에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반도체 및 전자부품 생산이 늘고 있고 빅테크의 인공지능 투자 기조도 유지되고 있다는 점,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이 5.81배로 역사적 저점권에 근접했다는 점은 저가 매수 유입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실적이 기대를 충족하는지,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이 더 악화하는지에 따라 급락 뒤 반등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추가 조정으로 연결될지가 갈릴 가능성이 있다.

본 기사는 시장 데이터 및 차트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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