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란 제재 경계와 잭슨홀 심포지엄 대기 심리가 24일 아시아 주요 증시를 눌렀다. 일본 닛케이225와 홍콩 항셍, 중국 상하이종합, 대만 가권지수가 동반 하락했고 반도체·기술주 매물이 낙폭을 키웠다.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는 이날 닛케이225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88.27포인트(0.74%) 내린 6만5528.09에 마감했다고 집계했다. 토픽스지수는 6.00포인트(0.15%) 오른 4073.29로 장을 마쳤다.
닛케이225는 장중 한때 강세를 보였으나 오전 10시 53분쯤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일본과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주식 매도 압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락 압력은 반도체와 기술주에 집중됐다. 장 마감 무렵 어드밴테스트와 키옥시아는 각각 3%, 6% 넘게 내렸고, 소프트뱅크그룹은 5% 이상 하락하며 약 한 달 만에 5000엔을 밑돌았다.
후지쿠라와 타이요유덴도 각각 5%, 1% 넘게 밀렸다. 반도체 관련주 비중이 큰 한국 코스피가 장중 낙폭을 확대한 점도 일본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는 앞서 이란 전쟁 장기화와 주말 경계감 속에서도 장중 흐름이 엇갈린 바 있다. 이날은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반도체 비중이 큰 지수가 동시에 흔들리며 아시아 기술주 전반의 경계 심리를 키웠다.
홍콩 증시는 알리바바(BABA)의 대규모 신주 발행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항셍지수는 492.13포인트(1.89%) 내린 2만5517.33, 항셍H지수는 162.98포인트(1.89%) 하락한 8447.36에 마감했다.
알리바바는 공식 발표에서 7억1000만주 신주를 주당 112.70홍콩달러에 배정해 800억홍콩달러를 조달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순조달액 전액을 AI 인프라와 풀스택 AI 역량 투자에 쓰겠다고 설명했다.
중국 본토 증시도 내렸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19포인트(0.59%) 하락한 3882.01, 선전종합지수는 42.32포인트(1.67%) 떨어진 2497.18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정책 기대감에 상하이 증시는 소폭 올랐지만 오전장 마감 전 하락세로 돌아섰다. SMIC와 캠브리콘 등 반도체주가 약했고, 페트로차이나와 중국해양석유 등 석유 관련주도 내렸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위안 거래 기준환율을 전장 대비 0.0024위안(0.04%) 오른 6.7841위안으로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 상승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을 뜻한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1.97포인트(1.02%) 내린 4만4762.32로 마감했다. 대만 시장도 아시아 증시 조정과 기술주 매도 흐름에 동조했다.
지정학적 변수도 시장의 대기 심리를 키웠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의 무역 상대국을 겨냥한 제재안을 예고했고, 미국 정부는 이를 “역대 최대 규모의 금융 공세”라고 표현했다.
이란 리알화 약세도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를 자극했다. 이란 리알화는 비공식 시장에서 달러당 202만리알 수준까지 밀리며 사상 최저권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다케이 다이키(Daiki Takei) 리소나홀딩스 전략가는 “AI와 반도체 관련주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후행 종목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유통 주식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관련주와 비철금속 일부 종목으로 자금이 옮겨가는 흐름을 짚은 발언이다.
오야마 토시유키(Toshiyuki Oyama) 마쓰이증권 시장 분석가는 “많은 투자자들이 기술주 상승 요인을 인지하고 있지만, 일본과 미국 모두 아직은 매수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잭슨홀 심포지엄과 엔비디아(NVDA)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술주 포지션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