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 평균 잔액 10억원 이상 투자자들이 8월 21~27일 삼성전자우와 SK하이닉스를 488억4000만원 순매수했다. 코스피 조정 국면에서도 일부 고액 계좌의 자금은 반도체 대형주와 주주환원 종목으로 움직였다.
한국투자증권 집계에서 이 기간 10억원 이상 고객의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우였다. 순매수액은 368억2000만원이었다. SK하이닉스는 120억2000만원으로 2위에 올랐다.
이번 흐름은 국내 증시가 급락과 반등을 반복한 뒤 나타난 고액 계좌의 종목 선택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본지는 앞서 코스피 조정 과정에서 반도체 대형주 약세가 지수 부담으로 작용한 흐름을 전한 바 있다.
삼성전자우로 자금이 몰린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계획이 놓였다. 한국경제신문은 삼성전자가 21일 30조원 규모 특별배당 계획을 발표하면서 배당 기대 자금이 우선주로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우선주는 통상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거나 제한되는 대신 배당 조건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때 투자 수요가 늘 수 있다. 삼성전자우가 보통주보다 더 많은 순매수 자금을 끌어들인 것도 이런 구조와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배당수익률을 보통주 3.9%, 우선주 5.3% 수준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추정치인 만큼 실제 배당금과 지급 일정은 회사의 후속 확정 절차를 통해 정해진다.
SK하이닉스에도 고액 자산가 자금이 유입됐다. 한국경제신문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주주환원책 발표 이후 8월 20일부터 매 거래일 약 65만주씩 장내 매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매수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기대와도 연결됐다. 엔비디아가 26일 미국 현지시간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AI 반도체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반도체주 투자심리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대형주를 둘러싼 변동성은 앞선 관련 상품 보도에서도 확인됐다. 본지는 앞서 홍콩 상장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롱 상품의 변동성 리스크를 전한 바 있다.
반도체 외 종목도 순매수 상위권에 들었다. K뷰티 유통 플랫폼 실리콘투는 67억5000만원 순매수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실리콘투는 27일 글랜우드크레딧이 보유 지분 6.72%를 전량 블록딜로 처분하면서 대규모 매물 출회 우려가 완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18일에는 글로벌 사모펀드 CVC캐피탈로부터 3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제약·바이오주에도 매수세가 이어졌다. 삼성에피스홀딩스는 53억6000만원, 알테오젠은 50억7000만원 순매수됐다.
자동차 관련주 가운데서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토에버가 이름을 올렸다. 현대모비스 순매수액은 43억5000만원, 현대오토에버 순매수액은 22억7000만원이었다.
이번 집계는 전체 시장의 자금 흐름이 아니라 한국투자증권 한 증권사 고객 계좌를 기준으로 한 표본이다. 고액 자산가 전체의 판단으로 일반화하기보다는 일부 고액 계좌에서 삼성전자우와 SK하이닉스 순매수가 컸다는 사실로 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