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 기준으로 삼으면서 반도체 기업의 현금 배분 논의가 다시 부상했다. 핵심은 회계상 순이익이 아니라 실제로 회사에 남는 현금이다.
한국경제는 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FCF 50% 주주환원 원칙이 던지는 의미와 주주환원 재원 판단 기준을 다뤘다. FCF는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필요한 지출을 뺀 금액이다.
반도체 기업은 업황이 좋아도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전환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순이익만으로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쓸 수 있는 재원을 판단하기 어렵고, 실제 현금흐름을 함께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에서 3년간 발생하는 FCF의 50%를 주주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이 기간 연간 약 9조8000억원의 정규 배당을 지급하고, 잔여 재원이 충분하면 정규 배당 외 추가 환원도 검토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정책은 기존 3개년 주주환원 원칙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있다. 실제 추가 환원 규모는 2024~2026년 FCF 산정 결과와 회사의 공식 결정에 따라 정해진다.
SK하이닉스는 환원 기준을 더 분명히 했다. 회사는 8월 19일 이사회에서 40조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과 전량 소각을 결의하고, 2025~2027년 누적 FCF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50% 범위 내’라는 표현에서 하한선을 높인 것이다. 같은 50% 기준이라도 삼성전자는 현재 정책 기간의 원칙을 유지하는 쪽이고, SK하이닉스는 50% 이상이라는 최저 기준을 명문화했다는 차이가 있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취득은 8월 20일부터 약 3개월 동안 장내에서 진행된다. 회사는 취득이 끝난 뒤 자기주식을 전량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과 소각은 회사가 시장에서 자기 주식을 사들인 뒤 없애는 방식이다. 유통 주식 수가 줄어들면 통상 주당 지표 개선 효과가 생길 수 있지만, 실제 시장 평가는 실적과 업황, 투자 계획에 따라 달라진다.
두 회사의 차이는 배당과 자사주 활용 방식에서도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정규 배당을 중심으로 잔여 재원을 따지는 구조이고, SK하이닉스는 자사주 취득·소각과 배당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본지는 앞서 삼성전자가 2027년 1월 말 나머지 주주환원 규모와 시행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3개년 FCF를 산정한 뒤 남은 재원을 공개하는 일정을 제시한 상태다.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본지는 40조원 규모 자사주 취득·소각 계획이 단기 신용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신용평가사 판단을 전했다. 대규모 현금 유출이 예정돼 있지만 보유 현금과 향후 현금창출력을 함께 고려한 평가다.
이번 논점은 반도체 주가의 단기 방향보다 자본 배분 기준에 가깝다. AI 메모리 수요로 현금 창출력이 커져도 설비투자와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FCF 50% 원칙은 주주에게 돌아갈 몫을 계산하는 출발점이다. 최종 금액과 방식은 각 회사의 투자 계획, 현금흐름, 배당가능이익, 이사회 결정 이후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