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춘 과학기술 교육 전략을 새롭게 제시했다. 특히 외국인 및 장애인 연구인력에 대한 지원 확대와 함께 과학기술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청사진도 함께 발표됐다.
배태민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원장은 9일 대전시 유성구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KIRD 미래비전 2050’을 공개하며, 앞으로 과학기술인의 전 생애 경력 개발과 다양성 수용, 디지털 학습 환경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배 원장은 저출생·고령화, AI 기술의 고도화 등 미래 사회 변화를 반영해 기존의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맞춤형 학습과 협업 기반 지원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에 공개된 미래비전은 총 다섯 가지 영역으로 구성됐다. 연구개발 분야에서의 조력자로서 ‘페이스메이커’, AI·로봇 시대에 맞춘 학습 지원자 ‘내비게이터’, 함께 일하고 성장하는 협업 기반 ‘플랫폼’, 글로벌 인재 유치·연결의 허브인 ‘글로벌 KIRD’, 다문화 배경과 장애인을 포용하는 ‘파트너’가 그 핵심 개념이다. 이러한 비전은 단순한 교육을 넘어, 과학기술인을 위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화된다.
기관 차원에서는 역량 강화 교육뿐 아니라 이공계 경력 개발과 관련한 정책 연구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최근 심화되고 있는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외국인 석·박사 과정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경력 성장 프로그램도 확대된다. 이들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국내에 정착할 수 있도록 생활 지원 서비스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제공받게 된다.
배 원장은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도 언급했다. 2026년부터는 의대 고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부출연 연구기관의 실제 연구개발(R&D)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기초의학과 융합되는 과학기술 분야로의 진로 선택을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의료와 과학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는 시대 흐름에 맞춘 선제적인 대응으로 해석된다.
KIRD는 이 같은 방향성을 공식화하기 위해 오는 16일 충북 청주 본원에서 ‘2050 비전 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전략 발표는 변화하는 인력 수급 구조와 기술 사회적 요구에 대한 장기 대응으로, 향후 국가 과학기술 인재정책 재설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의사과학자: 의료 지식과 과학기술을 융합해 질병 치료와 예방, 신약 개발 등에 기여하는 과학기술자. 최근 바이오 및 정밀의료 기술 확산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전문 인력 유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