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Tether) 주요 주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하본(Christopher Harborne)이 영국 포퓰리즘 정당 리폼 UK(Reform UK) 대표 나이절 패라지(Nigel Farage)에게 500만파운드(약 742억6,000만원)를 건넨 사실이 공개됐다. 패라지가 2024년 영국 총선 출마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불과 두 달 만에 입장을 바꾼 시점과 맞물리면서, 정치권과 시장의 시선이 ‘정치자금-크립토 자본’ 연결고리로 향하고 있다.
패라지는 2024년 5월 “하원의원(MP)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같은 해 7월 클랙턴(Clacton) 지역구 출마를 전격 발표했다. 영국 가디언은 패라지의 출마 선언 이전 하본이 거액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는데, 이 돈은 출마 발표 전 전달돼 법적으로 즉각 공시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 의무는 피했지만…가디언 “사실상 ‘무대 뒤’ 지원”
가디언에 따르면 해당 증여는 대중에 알려지지 않은 채 ‘비공개’로 유지됐다. 규정상 선거 출마 선언 이전의 개인 지원은 공시가 필요 없을 수 있어 형식적으로는 위법 소지가 크지 않지만, 출마 번복의 정황과 함께 거액이 오갔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패라지는 가디언 보도가 나오기 전 텔레그래프 기고·인터뷰를 통해 선제 반박에 나섰다. 그는 하본이 “내가 남은 생을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돈을 줬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경호·보안 지원이 충분치 않다고도 말했다.
“자택 방화 피해” 주장…리폼 UK, 보도 일정 ‘조정’ 요청
패라지는 텔레그래프 기사에서 지난해 자신이 자택 방화(방화 공격) 피해를 입었다고 밝히며 신변 위협을 강조했다. 또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 내 사적 재정 자료를 손에 넣었고 이는 ‘터무니없으며’ 불법적으로 취득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보도 과정에서 패라지와 하본 측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대신 리폼 UK 측 변호인단이 기사 공개를 며칠 미뤄 달라고 요청했고, 가디언이 이를 수용해 마감 시한을 제시하자 텔레그래프가 그 시한 전에 패라지 인터뷰를 먼저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본의 ‘크립토 머니’와 패라지의 친가상자산 행보, 다시 주목
하본은 항공·방산 분야에도 투자하는 억만장자이자 대표적인 ‘크립토 큰손’으로, 지난 7년간 리폼 UK에 2,200만파운드(약 3,263억400만원) 넘게 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디언은 그가 이더리움(ETH)과 테더 관련 지분·보유분을 상당 부분 갖고 있다고도 짚었다.
가디언은 패라지의 ‘크립토 옹호’가 하본의 정치 후원 흐름과 맞물려 있는지 의문을 제기해 왔다. 실제로 패라지가 2025년 영국 토크쇼에서 테더를 홍보한 시점이 하본이 리폼 UK에 900만파운드(약 1,334억8,800만원)를 기부한 지 한 달 뒤였다는 사례도 함께 거론되며, 향후 영국 내 정치자금 투명성 논쟁과 가상자산 업계의 로비·후원 관행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