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 기반 무기한 계약이 전통 상품과 주식시장으로 확장되며 미국 파생상품 규제 논의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제3자 개발자가 배포한 관련 계약의 누적 명목 거래량은 5000억 달러(약 691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Hyperliquid Policy Center)는 27일 성명에서 무기한 계약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혁신 의제의 중심에 놓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관은 8월 20일 열린 CFTC 혁신자문위원회 첫 회의와 관련해 성명을 제출했다.
성명에서 제시된 핵심 수치는 두 가지다. 하이퍼리퀴드에서 제3자 개발자가 배포한 무기한 계약은 전통 상품·주식시장 80개 이상을 다뤘고, 누적 명목 거래량은 5000억 달러를 넘었다.
이는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자리 잡은 무기한 계약이 원유, 주식, 지수 등 전통자산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본지가 앞서 보도한 하이퍼리퀴드 HIP-3 기반 파생상품 거래량도 같은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됐다.
무기한 계약은 만기가 없는 파생상품이다. 일반 선물처럼 특정 만기일에 도달해 청산·인도되는 구조가 아니라, 정기적인 펀딩비를 통해 계약 가격을 기초자산 가격에 맞추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는 이 구조가 항공사의 연료비, 투자펀드의 포트폴리오 노출, 인공지능 개발사의 컴퓨팅 비용처럼 종료 시점이 뚜렷하지 않은 위험을 관리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정 만기가 있는 선물보다 포지션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위험 관리 수요에 맞는다는 논리다.
CFTC도 올해 관련 논의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CFTC는 5월 29일 비트코인(BTC) 현물 가격을 참조하는 첫 미국 상장 무기한 선물 계약을 허용하고, 무기한 계약 상장에 관한 정책 성명을 냈다.
같은 날 CFTC는 24시간·주 7일 거래와 청산, 결제에 관한 직원 지침도 발표했다.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일반화된 연속 거래 구조를 기존 파생상품 규제와 어떻게 맞출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논의는 디지털자산을 넘어 에너지 분야로 이어졌다. CFTC는 6월 25일 연방관보에 에너지 선물의 24시간 거래와 원유 같은 저장 가능 에너지 상품을 참조하는 무기한 계약에 대한 의견 요청을 게재했다.
이 문서는 기준가격의 신뢰성, 시장감시, 운영 준비, 증거금, 청산, 고객보호, 현물시장 영향 등을 검토 대상으로 제시했다. 현물시장이 24시간 열리지 않는 자산에서는 주말과 야간 가격 형성이 별도 쟁점이 된다.
CFTC는 8월 19일 컴퓨팅 파생상품에 대한 의견 요청도 별도로 냈다. 여기에는 무기한 컴퓨팅 선물 관련 질문이 포함됐다.
하이퍼리퀴드 정책센터는 온체인 인프라가 기존 규제 틀 안에서 미국 파생상품시장을 현대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 블록체인이 시장, 주문, 포지션을 기록하고 증거금을 프로그램 방식으로 계속 평가하며 담보 이전을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CFTC 문서는 무기한 계약 확대를 승인한 결론이 아니라 의견 수렴과 사안별 검토 절차를 담고 있다. 하이퍼리퀴드 기반 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사실과 미국 내 규제 허용은 별개의 문제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 논의는 해외 탈중앙 파생상품 이용과 규제 접근 방식이라는 측면에서 맞닿아 있다. 본지가 앞서 전한 하이퍼리퀴드의 미국 규제권 진입 논의처럼 지갑 기반 파생상품 거래를 기존 감독 체계 안에 어떻게 넣을지가 남은 쟁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