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메타($META)에 2억5000만 유로(2억9130만 달러·약 4035억원)의 벌금을 부과해 달라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요청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사기성 광고가 신고 뒤에도 충분히 제거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크시슈토프 가우코프스키(Krzysztof Gawkowski) 폴란드 디지털 담당 부총리는 27일 메타가 허위 광고와 불법 앱 홍보를 제대로 차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26일자 서한에서 폴란드 국가 사이버보안 대응조직 CERT Polska의 시험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CERT Polska는 2024년 1월부터 11월까지 표준 페이스북 사용자 계정으로 사기성 광고 122건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삭제된 광고는 10건이었다. 106건은 “광고를 삭제하지 않았다”는 상태로 종결됐고, 6건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가우코프스키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플랫폼이 이용자 이익이 아니라 자사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명확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정부는 신고 처리 지연이나 미조치가 개별 피해를 넘어 플랫폼 관리 책임 문제로 이어진다고 본 것이다.
메타는 로이터에 제공한 입장에서 “사기범은 점점 정교한 수법을 쓰는 끈질긴 범죄자”라며 “기술과 업계·법집행기관과의 협력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사기 광고를 찾고 제거하며 최종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 민원보다 유럽연합 디지털서비스법(DSA) 집행 문제에 가깝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했다. 초대형 플랫폼은 위험 평가, 완화 조치, 광고 저장소 운영 등 추가 의무를 진다.
DSA에서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은 유럽연합 내 월간 이용자가 4500만 명 이상인 서비스다. 집행위원회는 위반이 확정된 사업자에 글로벌 연간 매출의 최대 6%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자료 요청, 데이터·알고리즘 접근 요구, 인터뷰, 현장 점검도 조사 절차에 포함된다.
폴란드의 문제 제기는 2024년부터 쌓였다. CERT Polska는 사기 광고가 유명인 얼굴, 위장 뉴스 페이지, 클로킹 기법을 이용해 투자 사기 페이지로 이용자를 유도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는 139명 넘는 공인의 이미지가 광고에 쓰였다는 내용도 담겼다.
NASK는 2025년 3월 메타가 CERT Polska의 권고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위험 도메인 자동 차단, 광고 라이브러리 색인, 일반 사용자 신고 처리에서 개선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라파우 브쥐스카(Rafał Brzoska) 폴란드 기업인은 2024년 자신의 얼굴과 배우자 관련 허위 정보가 담긴 광고를 이유로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폴란드 개인정보보호청은 2024년 8월 메타에 해당 허위 광고 노출을 중단하라는 조치를 내렸다.
메타는 2025년 3월 폴란드 개인정보보호청 조치에 대한 불복 소송을 철회했다. 2026년 6월 바르샤바 항소심 관련 공개 설명도 메타의 역할이 단순한 수동 호스팅에 그치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이 논쟁은 플랫폼이 광고를 판매하고 노출하는 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사전·사후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묻는다. 광고 기반 플랫폼은 자동 심사와 사후 신고 처리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지만, 유명인 사칭과 위장 사이트가 결합하면 이용자 피해가 빠르게 커질 수 있다.
한국 이용자에게도 사안의 연결점은 있다. 해외 플랫폼의 사기 광고가 유명인 사칭, 투자 권유, 위장 언론 페이지를 통해 유통되는 구조는 국내에서도 반복적으로 문제가 돼 왔다. 유럽연합의 집행 결과는 글로벌 플랫폼의 광고 심사와 신고 처리 기준을 압박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본지도 앞서 메타의 청소년 안전 소송이 재판 단계로 들어가며 플랫폼 운영 방식 변경 가능성이 쟁점이 됐다고 전했다. 이번 폴란드 요청은 청소년 안전과는 별도 사안이지만, 메타의 플랫폼 설계·운영 책임을 규제기관과 법원이 어디까지 볼 것인지라는 점에서 같은 흐름에 놓여 있다.
다만 이번 요청이 곧바로 벌금 확정을 뜻하지는 않는다. 2억5000만 유로는 폴란드가 제시한 요청액이며, 실제 제재 여부와 금액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위반 판단을 거쳐 결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