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온체인 과세 가능 활동 가운데 86%가 국제 신고 체계의 직접 포착 범위 밖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거래소 신고 서류만으로는 가상자산 세무 리스크를 설명하기 어렵고, 지갑 단위 기록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셰한 찬드라세케라(Shehan Chandrasekera) 코인트래커(CoinTracker) 세무전략 책임자는 포브스 칼럼에서 미 국세청(IRS)의 가상자산 집행 초점이 서류 기반에서 지갑 기반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썼다. 그는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보고서를 근거로 2025년 전 세계 온체인 과세 가능 활동이 최소 4570억 달러(약 632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체이널리시스는 미국의 과세 가능 활동을 1126억 달러(약 156조원)로 추산했다. 지역별로는 북미 1346억 달러(약 186조원), 유럽연합(EU) 1251억 달러(약 173조원), 동아시아 547억 달러(약 76조원)로 제시됐다.
이번 추산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트론(TRX), 바이낸스코인(BNB) 스마트체인, 베이스(Base) 등 주요 체인의 온체인 활동을 분석한 결과다. 체이널리시스는 중앙화 거래소 내부 활동과 일부 체인·거래 유형을 제외한 보수적 하한값이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신고 체계가 실제 활동을 얼마나 포착하느냐다. 체이널리시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상자산 보고체계(CARF)가 전 세계 온체인 과세 가능 활동의 14%만 직접 포함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86%에는 탈중앙화거래소(DEX), 개인 간 거래, 온체인 소득, 결제 활동 등이 포함된다. 중앙화 브로커를 거치지 않는 거래가 많아질수록 세무 당국이 받는 표준 신고 서류와 실제 온체인 활동 사이에는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다만 IRS가 별도의 ‘지갑 집행’ 새 정책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포브스 칼럼은 이미 시행됐거나 시행을 앞둔 1099-DA, 지갑별 취득가액 관리, 온체인 분석 활용 흐름을 묶어 집행 방향 변화를 해석한 것이다.
IRS는 디지털자산 안내에서 브로커가 2025년 1월 1일 이후 거래부터 1099-DA 양식으로 디지털자산 거래를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 보고 체계는 2025년 거래분부터 강화된다는 점이 제도의 출발점이다.
2025년 거래분에는 총매각대금 보고가 먼저 적용된다. 특정 거래의 취득가액 보고는 2026년 1월 1일 이후 거래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이 때문에 2026년 신고 시즌에는 납세자가 받은 1099-DA에 총매각대금은 들어가도 취득가액 정보는 빠질 수 있다. IRS는 세무 전문가 안내문에서 2025년 과세연도 1099-DA 대부분이 취득가액을 제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납세자가 신고 전에 취득가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취득가액은 자산을 얼마에 샀는지를 뜻한다. 매각대금만 보고되고 취득가액이 빠지면 실제 이익보다 큰 금액이 과세 검토 대상처럼 보일 수 있어, 납세자가 별도로 거래 기록을 맞춰야 한다.
지갑별 취득가액 관리도 쟁점이다. IRS는 Rev. Proc. 2024-28을 통해 2025년 1월 1일 기준 디지털자산 지갑이나 계정별로 미사용 취득가액을 배분하는 전환 지침을 제시했다.
같은 자산을 여러 거래소 계정과 자기수탁 지갑에 나눠 보유한 경우에는 매도, 이전, 처분 기록을 지갑 단위로 맞춰야 한다. 거래소 계정과 개인 지갑을 오가며 디파이(DeFi)를 이용한 납세자일수록 기록 관리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1099-DA 밖의 활동이 곧바로 보이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체이널리시스는 세무 당국이 지갑 클러스터링과 주소 식별, 디파이 거래 추적, 채굴·스테이킹·대출 소득 식별 등에 블록체인 분석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이 변화는 미국 세법 적용 대상자와 미국 거래소 이용자를 중심으로 연결된다. 국내 거주자 일반의 납세 의무를 곧바로 바꾸는 사안은 아니지만, 중앙화 거래소 밖 지갑 이동과 디파이 이용 기록이 세무 자료로 재구성될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다.
가상자산 세무 집행이 실제로 어느 속도로 확대될지는 IRS의 자료 처리와 개별 신고 검토 절차에 달려 있다. 1099-DA는 2025년 거래분부터 적용되고, 취득가액 보고는 2026년 1월 1일 이후 거래부터 단계적으로 붙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