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허위 Form ADV 신고로 합법적인 투자자문사처럼 보이게 했다는 혐의로 38개 실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일부 피고는 SEC가 발급하지 않는 인증서를 웹사이트에 내걸고 개인투자자를 유인한 혐의를 받는다.
SEC는 한국시간 28일 보도자료에서 이들 실체가 2025~2026년 제출한 Form ADV에 중대한 허위·오인 기재를 담았다고 밝혔다. 소송은 콜로라도주 연방법원에 제기됐다.
Form ADV는 투자자문업체가 사업 내용과 소유구조, 수수료, 이해상충 등을 공개하기 위해 제출하는 서식이다. 다만 서식 제출 자체가 SEC 등록 승인이나 영업 허가를 뜻하지는 않는다.
소장에는 해외 관할권으로 추적되는 IP 주소, 실제 영업 흔적이 없는 콜로라도 주소, 끊겼거나 무관한 사업체로 연결되는 전화번호가 등장한다. SEC는 일부 피고가 제출한 소유구조와 숫자 정보가 다른 예외보고자문업자(ERA) 신고와 같거나 거의 같았다고 주장했다.
가짜 인증서 문제도 함께 제기됐다. SEC 산하 투자자 교육 사이트 Investor.gov는 SEC가 ERA나 등록 투자자문사에 어떤 형태의 인증서도 발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부 가짜 인증서에는 Form ADV 제출 뒤 부여된 중앙등록예탁(CRD) 번호와 SEC 파일번호가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SEC는 이런 표시가 ‘SEC RIA permission’이 부여된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설명했다.
피고 명단에는 CryptoOrbit Ltd, Ftaexchange Ltd, Pinnacle Crypto Exchange Inc, Quantum Financial Institute Ltd, RBH Infinity Exchange Inc, Web3 University 등이 포함됐다. 이름에 크립토·거래소·웹3 이미지를 담은 실체가 여럿 있었지만, SEC는 명칭만으로 실제 사업 성격을 단정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신고’와 ‘등록’의 차이다. 투자자가 공개 문서 번호나 인증서 이미지를 공식 승인으로 오인하면, 합법성을 가장한 웹사이트가 신뢰를 얻는 통로가 될 수 있다.
SEC는 피고들이 1940년 투자자문업법 204(a)조와 207조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청구 내용은 영구 금지명령, Form ADV 제출 제한 명령, 민사 제재금이다.
로라 달레어(Laura D’Allaird) SEC 집행국 사이버·신흥기술 부문 책임자는 “소장은 여러 명이 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신흥기술에 대한 관심을 이용해 SEC 자문업 신고를 대규모로 남용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SEC는 이번 조사에서 FBI의 Operation Level Up 지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투자자문업 등록 여부는 통상 공개 데이터베이스에서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 기관 사이트에 문서가 올라와 있거나 번호가 표시됐다는 사실만으로 SEC 등록이나 승인을 뜻하지 않는다.
SEC는 이번 소송에서 일부 피고의 해외 접속 기록과 허위 주소, 무관한 전화번호를 문제 삼았다고 밝혔다.
크립토 업계와 맞닿은 부분도 이름에서만 확인된다. SEC가 공개한 명단에는 크립토·웹3를 연상시키는 이름이 포함됐지만, 38개 피고 모두가 실제 가상자산 사업을 했다고 볼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한국 투자자에게도 확인 지점은 단순하다. ‘SEC에 신고했다’는 문구, 그럴듯한 파일번호, 인증서 이미지가 있더라도 등록 투자자문사 여부는 별도 조회로 확인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소송 제기 단계다. SEC가 적시한 사실관계는 법원 판단을 거쳐야 하며, 38개 실체의 ERA 신고는 SEC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