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국제 언론으로부터 잠재적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그동안 공개된 공식 사진과 영상을 바탕으로 김주애의 존재가 북한 사회에서 점차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주애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당시 장면부터 시작해, 이후 수차례 북한 관영매체에 등장한 모습을 상세히 분석했다. 특히 김 위원장과 함께 공식 행사에 참여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고, 이 중 상당수가 군 관련 행사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지금까지 김주애가 대중 앞에 등장한 기록이 39차례이며, 이 가운데 24차례가 군 관련 일정이었다고 전했다.
김주애는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서 별다른 공식 직책이나 호칭을 부여받지 않은 상태다. 북한 매체는 그녀의 이름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대신 ‘가장 친애하는 지도자의 자녀’ 등으로 지칭해왔다. 목소리나 발언도 공개된 적이 없어, 외부 세계에는 여전히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속해서 딸을 대외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권력 승계 과정과 관련해 여러 해석이 나온다.
한국 정보당국과 전문가들 역시 김주애가 김 위원장의 유력한 후계자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보기관은 김정은이 총 2명 또는 그 이상 자녀를 두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김주애보다 연장자인 아들이 있다는 비공식 보도가 제기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식 석상에 등장한 자녀는 김주애뿐이어서, 후계 구도에서는 그녀가 가장 앞서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북한은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권위 체제를 유지해왔고, 여성이 최고지도자가 된 전례는 없다. 만약 김주애가 실제로 권력을 승계한다면, 이는 북한 내부 체제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외신들이 그녀의 등장을 이례적으로 집중 보도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상징성에 대한 관심이 깔려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북한의 권력 승계 구도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 후계자 체계를 형성할지에 대한 하나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 내부 권력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될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