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6월 전세사기 피해 심의를 거쳐 548명을 추가로 피해자로 인정하면서, 2023년 6월 전세사기피해자법 시행 이후 공식 피해자 수는 3만9천669명으로 늘었다. 피해 구제가 제도권 안에서 계속 확대되는 모습이지만, 실제 보증금 회복 속도를 높이는 후속 지원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국토교통부는 8일 전세사기 피해지원위원회가 6월 한 달 동안 전체회의를 세 차례 열어 548명을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505명은 새로 신청한 사례이고, 43명은 기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한 뒤 추가 심사를 거쳐 요건을 충족한 경우다. 전체 심사 결과를 보면 피해자 인정 비율은 60.0%였고, 22.8%는 법상 요건을 채우지 못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나 최우선 변제, 경매 절차 등을 통해 이미 보증금 회수가 가능했던 10.0%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피해자 지원의 한 축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피해주택 매입이다. 이 제도는 피해자가 자신이 가진 우선매수권을 LH 같은 공공주택 사업자에 넘기면, 공공이 해당 주택을 경·공매로 낙찰받아 매입한 뒤 다시 피해자에게 공공임대 형태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세입자는 갑작스러운 퇴거 부담을 덜 수 있고, 낙찰가가 정상 매입가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생긴 경매차익을 보증금 성격으로 활용해 최장 10년까지 계속 거주할 수 있다. 집을 비울 때는 이 경매차익을 지급받아 피해 회복을 돕는 구조다.
실제 집행 규모도 커지고 있다. 2024년부터 추진된 LH의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실적은 2026년 6월 말 기준 누적 9천707가구로 집계됐다. 월평균 매입 물량은 지난해 상반기 163가구, 하반기 655가구, 올해 상반기 784가구로 늘어 증가세가 이어졌다. 같은 시점 기준으로 피해자들이 매입 사전협의를 요청한 사례는 누적 2만3천19건이었고, 이 가운데 67.8%인 1만5천612건은 매입 가능 판단을 받았다. 제도 운용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뜻이지만, 여전히 실제 매입까지 이어지는 속도와 범위를 넓히는 일이 중요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정부는 이달부터 공동담보가 설정된 전세사기 주택 피해자에 대한 지원 방식도 손본다. 지금까지는 여러 주택이 한꺼번에 담보로 묶인 경우, 모든 담보 물건의 경·공매가 끝나야 전체 경매차익을 계산할 수 있어서 지원금 지급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올해 2월 당정이 발표한 지원방안에 따라, 앞으로는 경·공매가 먼저 끝난 주택의 피해자부터 경매차익 일부를 선지급할 예정이다. 이어 11월에는 경·공매가 끝난 피해자에게 임차보증금의 최소 3분의 1까지 피해 회복금을 보장하는 최소보장제와,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에게 먼저 지급한 뒤 나중에 정산하는 선지급-후정산 제도도 시행된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피해 인정에서 나아가 실제 회복 시점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