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스케일 클라우드 업체들이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전례 없는 수준의 지출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FT), 구글(GOOGL)은 지난 분기에만 총 630억 달러(약 90조 7,000억 원) 규모의 인프라에 투자했지만, 고성능 연산에 대한 수요를 따라가는 데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번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세 회사 모두 클라우드 사업 부문에서 예상을 웃도는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수요 증가에 기댄 외형적 성장일 뿐, 실질적인 성장은 오히려 **전력 공급**과 **GPU 확보** 문제에 가로막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는 이제 하이퍼스케일 업체 성장의 가장 큰 제약으로 부상했으며, 특히 엔비디아(NVDA)에 의존하는 GPU 공급망과 함께 병목을 형성하고 있다.
AWS는 이번 분기에 29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인프라 기업으로서 여전히 높은 영업이익률(39.2%)을 자랑했지만, 성장률은 17%에 그쳤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총 클라우드 매출에서 35%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이 중 절반 가까운 비율이 인공지능 관련 수요에서 비롯됐다. 이 분기에만 Azure 기반 AI 관련 매출이 약 30억~50억 달러로 추산된다. 반면 구글 클라우드는 123억 달러 총매출 중 절반 이상이 생산성 도구 워크스페이스에서 나왔고, 인프라 서비스(GCP)는 61~62억 달러 규모였다. GCP의 성장률은 36%로, AWS와 Azure를 소폭 상회했다.
이 같은 실적을 뒷받침하기 위한 설비 투자는 더욱 가파르게 집행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분기 200억 달러 이상을 지출했고, 연간 기준으로 80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AWS는 향후 하반기에 공장 및 물류 인프라 투자가 집중될 예정으로, 연간 800억 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구글은 이번 분기 172억 달러를 투입했으며, 연간 750억 달러 투자를 공식적으로 예고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금 투입이 모두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의 클라우드 매출에 워크스페이스나 오피스 등 SaaS 솔루션을 포함하고 있어 중장기 수익성 지표 해석에 모호함이 존재한다. 이와 달리 AWS는 SaaS 비중이 미미해 손익 구조가 더 투명한 편이다.
각 기업은 이번 실적을 통해 **인공지능 비용 구조**, **전력 및 실리콘 설비 확보**, 그리고 **지역별 수요 대응 속도**가 클라우드 사업의 경쟁력에 직결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공급 병목을 빠르게 해소하고, AI 수요를 실제 서비스 매출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향후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I 수요 폭증으로 ‘전력’과 ‘GPU’가 클라우드 성장의 핵심 자산으로 떠오른 지금, 시장은 단순한 수요 증가가 아니라 **전력 가용성과 전용 실리콘 역량**에 기반한 비용 최적화 모델을 더 주목하고 있다. 하이퍼스케일 업체들의 2025년 이후 성패는 이제 몇 기가와트를 언제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