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GOOGL)의 검색 엔진 지배력이 AI 검색의 대두로 흔들리고 있다. 애플(AAPL)의 고위 임원이 AI 검색 서비스 도입 가능성을 언급하며 검색 생태계 변화 가능성에 불을 지폈고, 이로 인해 알파벳 주가는 하루 만에 7% 넘게 급락했다.
애플 서비스 부문 에디 큐(Eddy Cue) 수석 부사장은 최근 사파리 브라우저 내 검색량이 4월 중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 배경에 생성형 AI 기반 대체 서비스들의 확산을 지목했다. 그는 향후 오픈AI(OpenAI), 퍼플렉서티(Perplexity), 앤트로픽(Anthropic) 같은 AI 검색 기능을 애플 기기에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알파벳 투자자들 사이에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S&P500 종목 중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AI가 기존 검색 모델을 대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미 업계 내 주요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2022년 챗GPT(ChatGPT)의 등장 이후 월가는 검색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에 주목해왔다. 딥워터자산운용(Deepwater Asset Management)의 진 먼스터 대표는 “검색은 더 이상 우리가 지난 25년간 익숙했던 블루링크 기반 정보 탐색이 아니다”라며 “간결한 AI 기반 응답 방식으로 바뀌고 있으며, 이는 구글의 광고 수익 구조와 경쟁 환경 모두에 중대한 도전을 안겨준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알파벳의 대응 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구글은 여전히 데이터와 유통 채널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대형언어모델(LLM) 성능 격차도 빠르게 좁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 또한 구글 검색에 통합된 '제미니(Gemini)' 기반의 AI 모드가 사용자 체류 시간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아직 초기 단계지만 고무적"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구글은 AI 기술을 자사 검색엔진에 신속히 통합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AI 오버뷰(Overview)' 기능은 140개국에서 월간 15억 명 이상의 사용자에게 응답을 제공하며, 전통적 검색 만큼의 수익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1분기 기준, 검색 광고 및 관련 서비스는 알파벳 전체 매출의 56%를 차지하며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지배력이 흔들릴 리스크는 단순히 기술 혁신에 그치지 않는다. 미국 법무부는 이미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불법적 독점 행위를 해왔다고 판단한 바 있으며, 구글은 연방 법정에서 이에 대한 시정 조치를 앞두고 있다. 애플의 이번 발언 역시 해당 재판 절차의 일환으로 제출된 증언이었다는 점에서, 구글의 독점 구조에 대한 규제와 산업 재편 가능성은 더욱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향후 애플이 AI 검색 서비스를 실제로 도입하게 된다면, 구글의 안정적인 광고 기반과 시장 점유율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까지 축적해온 기술적 우위와 방대한 검색 데이터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가 구글의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