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털 액티브 캐피털(Active Capital)이 세 번째 펀드 조성에 성공하며 2,800만 달러(약 403억 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펀드는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인프라 영역에 특화된 프리시드(pre-seed)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액티브 캐피털은 창업자 출신 투자자 팻 매튜스(Pat Matthews)가 설립한 단독 일반파트너(GP) 체제의 투자사다. 2007년 웹메일 서비스 회사 웹메일닷유에스(Webmail.us)를 클라우드 호스팅 기업 랙스페이스(Rackspace)에 5,000만 달러에 매각한 경험을 바탕으로, 창업자가 창업자를 지원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매튜스에 따르면 첫 펀드는 지금까지 약 70%의 원금 회수율과 투자원금 대비 총가치(TVPI) 4배를 기록 중일 정도로 성과가 나쁘지 않다.
현재까지 액티브 캐피털은 미국 전역에서 50개 이상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그중에는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플랫폼 프로스퍼옵스(ProsperOps), 개발자 원격 접속 솔루션 텔레포트(Teleport), 물류 SaaS 플랫폼 슈퍼 디스패치(Super Dispatch), 접근권한 관리 툴 컨덕터원(ConductorOne), 데이터 시각화 회사 스키매틱(Schematic) 등이 있다. 일부 포트폴리오 기업은 구스토(Gusto)나 페일로시티(Paylocity)와 같은 테크기업에 인수되기도 했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 액티브 캐피털은 초기 단계 투자를 주도적으로 이끌거나 공동으로 참여하며, 평균 투자금은 50만~100만 달러 수준이다. 이들은 보통 총 50만~300만 달러 규모의 라운드에 참여한다. 투자자(LP)는 대부분 창업자 출신이거나 기술기업 운영 경험이 있는 개인 및 패밀리 오피스로 구성돼 있다. 특히 기술 기반 창업자 중심의 스타트업을 선호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번 펀드는 미국의 프리시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성됐다. 크런치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미국 내 프리시드 투자금 규모는 연초 이후 6억 달러(약 8,640억 원)를 겨우 넘겼으며, 전년도 동기간 12억 달러(약 1조 7,280억 원) 대비 거의 반토막 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티브 캐피털은 자산을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는 소규모 펀드를 유지하며 초기 생태계에 집중하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매튜스는 AI가 산업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AI 기술을 내재화한 수직형 SaaS 모델이나 데이터 인프라, 클라우드 보안 등 핵심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도 AI 기반 법률 테크 스타트업과 데이터 호수 플랫폼에 각각 투자를 집행했다. 그는 특히 요즘 창업자들이 효율성과 수익모델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과거보다 소위 '연소율'(burn rate)에 민감해진 창업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AI 도입이 가져온 개발 효율성도 프리시드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지역적으로는 로컬 스타트업의 가능성을 강조한다. 매튜스는 샌안토니오 정착 이후 텍사스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성장을 경험하면서 "위치보다 창업자의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철학을 갖게 됐다며, 실제로 오스틴, 캔자스시티, 애틀랜타 등 다양한 비(非)실리콘밸리 지역에 투자해 왔다. 물론 AI 생태계가 집중된 샌프란시스코에는 자주 머무르며 정보 격차를 좁히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액티브 캐피털이 이번에 설정한 전략은 ‘작은 펀드, 깊은 관계’라는 가치에 기반을 둔다. 매튜스는 "큰 펀드를 운영하면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제대로 지원하기 어렵다"며, "수익 기반보다 성과 중심, 성과보다 신뢰 중심의 운용 방식이 오히려 투자자(LP)들의 지속적인 신뢰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AI라는 거대한 기술 흐름 속에서 액티브 캐피털이 선택한 소형 집중 전략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