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가 새로운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 글라스 ‘바이브 이글(Vive Eagle)’을 공개하며, 메타플랫폼(META)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스마트 안경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14일(현지시간) 공개된 이 제품은 음성 AI 기능을 통합한 일상형 안경으로, 디자인과 기술 양면을 모두 잡겠다는 HTC의 전략이 담겼다.
바이브 이글은 기본적인 안경 형태에 스마트 기능을 자연스럽게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안경에 장착된 AI 음성 어시스턴트를 통해 사진 촬영, 동영상 기록, 음악 재생, 음식점 추천, 검색 결과 안내, 메모 작성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헤이 바이브, 사진 찍어줘”라고 말하면 시야에 보이는 장면을 곧바로 촬영할 수 있고, 최대 13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음성 번역해주는 기능도 갖췄다.
제품은 약 49g으로 다른 스마트 글라스보다 무거운 편이나, 12메가픽셀 초광각 카메라와 마이크, 스피커, 배터리까지 내장돼 있어 기능성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무게라는 평가다. 완전 충전 상태에서 최대 36시간 대기 시간, 음악은 연속 4.5시간 재생이 가능하며, 10분 만에 전체 배터리의 절반을 채우는 고속 충전 기능도 탑재됐다.
현재 바이브 이글은 대만에서만 판매되며, 가격은 약 520달러(약 74만 9,000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8월 14일부터 31일까지 사전 주문을 받고 있으며, 정식 출시는 9월 1일 예정이다. HTC는 미국이나 유럽 진출 일정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HTC의 이번 출시는 AI 지원 스마트 글라스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메타는 AI 모델이 탑재된 오클리 메타 HSTN을, 구글(GOOGL)과 애플(AAPL)도 관련 제품 개발 계획을 순차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HTC의 황잉청 부사장은 “바이브 이글은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니라 개인의 삶을 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생활 패러다임”이라고 강조했다.
럭셔리 안경 유통업체 2020EYEhaus의 제임스 창 대표도 “지금의 소비자들은 기술과 패션, 두 가지 요구를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원한다”며, “이번 제품은 그런 점에서 주목할 만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웨어러블 기술과 인공지능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려는 시도는 이번 HTC의 발표로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향후 글로벌 출시와 기술 진화에 따라, 스마트 글라스 시장의 판도 역시 급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