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디지털산업 규모가 2023년 기준 1천261조 원으로 집계되면서, 전체 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5%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10% 이상 확대된 수치로, 디지털산업이 국내 경제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8월 28일 발표한 '디지털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매출은 2022년 1천141조 원에서 2023년 1천261조 원으로 증가해 1년 만에 10.5% 성장했다. 특히 전체 산업 생산액 중 디지털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서 14.5%로 상승하며,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제조업 매출이 2천422조 원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디지털산업이 그 절반 이상인 52.1%에 달해 기존 산업 구조의 변화를 시사한다.
디지털산업 내에서도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기반 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해 532조8천억 원에 이르렀고, 그다음으로는 유통·금융 분야를 포함한 디지털 관련 산업이 408조8천억 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배달앱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도소매·숙박·음식업 등 디지털플랫폼 활용산업이 187조4천억 원, 이를 직접 제공하는 산업군은 132조3천억 원으로 나타났다.
디지털화는 거래 방식 전반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주문 매출이 전체 디지털산업 매출의 약 61.5%로 비디지털 주문(38.5%)보다 1.6배가량 높았으며, 플랫폼 중심 산업에서는 그 비율이 85.1%에 달했다. 이처럼 소비자와 기업 모두 디지털 환경에 적극 반응하는 가운데, 디지털을 통한 수익 창출이 전통 유통 이상의 수준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디지털 기술 도입 정도에 있어선 다소 온도차가 감지된다. 기업의 디지털 활용은 대부분 전자문서나 온라인 거래 등 기본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전체 기업 중 생산과 경영 전반을 디지털 기술로 혁신한 수준에 도달한 곳은 3.1%에 불과했다. 다만, 클라우드(35.4%), 빅데이터(24.3%), 인공지능(22.4%)을 중심으로 기술 도입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고, AI 반도체 도입(19.4%)도 증가세를 보이며 기반 기술의 확산은 점진적으로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디지털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뒷받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공지능 중심 산업구조로의 이행과 고부가가치 창출, 그리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과제로 제시됐다. 향후 디지털 전환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서 생산성 향상과 사업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한국 경제의 또 다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