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노인 돌봄 로봇 개발에 본격 착수하면서,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민간 기업의 노력이 주목되고 있다. 이번 로봇은 독거 혹은 소규모로 거주하는 노년층을 위한 목적으로, 정서적 안정과 건강 관리를 돕는 기능을 갖췄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9월 3일부터 서울 서초구의 래미안 원베일리와 원펜타스, 용인시 기흥구 삼성노블카운티와 같은 주거 단지를 대상으로 인공지능 돌봄 로봇의 실증 서비스에 들어갔다. 해당 사업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주관하고, 삼성물산과 함께 삼성생명공익재단 산하 실버타운, 그리고 로봇 전문 기업 로보케어가 컨소시엄 형식으로 참여한다.
실증 테스트는 약 15주간 진행되며, 총 40가구의 노년층을 대상으로 로봇을 보급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하는지를 검증하게 된다. 이 AI 로봇은 말동무, 응급 알림, 약 복용 안내 기능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고령자의 일상 속 복합적인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로봇의 크기는 높이 30센티미터, 폭 21센티미터, 무게 4킬로그램이며,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응답하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다. 또 전방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장애물을 인식하고, 각 가구의 실내 구조를 기록하는 ‘지도화(매핑)’ 기능을 통해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보행 속도도 노인 평균 보행속도에 맞췄다는 점에서 사용자 친화적 설계가 돋보인다.
삼성물산은 이번 사업을 통해 단순한 건설과 주거 공급을 넘어, 기술 기반의 생활 지원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의도를 밝혔다. 지난해 선보인 실내외 배송 로봇 ‘딜리픽미’에 이어 이번 AI 돌봄 로봇 실증을 통해 스마트 주거 서비스의 실현 가능성을 다시 한번 시험하는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고령 인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케어 테크(돌봄+기술)’ 분야에 대한 수요 확대와 맞물려, 주거복지와 로봇 산업의 융합 모델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민관 협력이 제도화될 경우, 관련 산업의 상용화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