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 전문 기업 메타씨앤아이가 서울 강남에 위치했던 본사를 제주도로 공식 이전하면서, 제주 지역의 첨단 산업 생태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됐다.
제주도는 9월 16일, 메타씨앤아이가 기존 서울 강남구 본사의 법인 주소 이전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업은 AI 기반 시스템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한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로, 2018년 설립 이후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및 초고해상도 마이크로디스플레이용 칩을 저전력 방식으로 설계하는 데 강점을 보여 왔다. 특히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한 ‘2024 대한민국 파워혁신기업 30’ 후보군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이어 8위에 오르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본사 이전은 단순한 지리적 이동을 넘어, 정부의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과 맞물린 전략적 결정이다. 제주도는 지난 2022년 메타씨앤아이가 제주 첨단산업단지 내에 연구개발(R&D) 센터를 먼저 조성한 것을 계기로, 이후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왔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지역 인프라가 결합되면서, 전국 단위 반도체 육성 시책이 수도권을 넘어 지역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메타씨앤아이는 오는 10월 1일 제주도와 업무협약을 공식 체결하고, 연말까지 제주 출신 인력의 추가 채용을 포함한 조직 이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협약이 지역에 특화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R&D 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번 본사 이전을 계기로, 제주형 첨단기술 산업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지역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 성장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를 통해 관광 중심이었던 지역 경제 구조를 첨단산업 중심으로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더 많은 반도체 관련 기업의 분산 이전을 유도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으며, 수도권 집중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 목표 실현에도 새로운 촉매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