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상장 가능성만 언급되던 출장 플랫폼 나반(Navan)이 마침내 뉴욕 증시 입성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나반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2022년 비공개 방식으로 상장 문서를 처음 제출한 이후 거의 3년 만의 공식 행보다.
이번 IPO 서류를 통해 나반은 실적과 사업 확장 전략을 상세히 공개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3억 2,900만 달러(약 4,740억 원)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출장 관리 솔루션 '나반 코그니션(Navan Cognition)' 개발에 공을 들이며 자동화 기능을 강화해온 점이 이번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고속 성장과는 달리 수익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올해 상반기 순손실은 약 1억 달러(약 1,440억 원)로, 작년 동기 대비 7% 늘어났다.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마케팅 지출 증가가 주요 원인이다. 회사 측은 "2015년 창업 이후 매년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나반은 총 12억 달러(약 1조 7,280억 원)의 채권과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의 지분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안드리센 호로위츠,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지브 벤처스 등이 있다. 이들의 꾸준한 투자 유입은 나반이 장기적인 기술 플랫폼으로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반영한다.
나반의 IPO 시도는 최근 벤처기업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뤄졌다. 지난주에는 티켓 거래 플랫폼 스텁허브(StubHub)와 사이버 보안 기업 넷스코프(Netskope)가 각각 공개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1주일 전에는 스웨덴의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며 화제를 모았다.
IPO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반의 상장도 이런 흐름에 편승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상장 이후에도 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수익성과 실적 안정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