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전문직 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기로 하면서, 엔비디아와 오픈AI 최고경영자들이 고급 이민 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전 세계의 우수한 인재 유입이 필수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지난 9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통신(IT), 의료, 회계 등 전문직 종사자들에게 주어지는 H-1B 비자의 신규 발급 수수료를 기존 1천 달러(약 140만 원)에서 10만 달러(약 1억 4천만 원)로 100배 인상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는 사실상 외국 고급 인력의 미국 유입을 어렵게 만드는 조치로, 테크 업계 전반에 심각한 부담을 안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미국으로 오길 바란다"며 "이민은 미국의 성공 신화인 아메리칸드림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성장 배경에도 이민이 있었음을 언급하며, 미국 기술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민 정책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역시 같은 맥락의 주장을 펼쳤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미국에 올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절차는 간소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정책적 인센티브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약 140조 원(1천억 달러)을 투자해 인공지능 칩 기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자리에서 진행됐다. 양사는 향후 인공지능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인데, 이는 전 세계적인 기술 경쟁 속에서 인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가 인도와 중국 등에서 유입되는 고급 엔지니어와 연구인력을 줄이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미국 내 주요 테크 기업 상당수가 H-1B 비자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비용 증가로 인해 해외 인재 고용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기업들이 자국 내 인력만으로는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현실을 다시 한번 부각시키고 있다. 향후 정책 변화가 지속되면 글로벌 인재들이 다른 국가로 발길을 돌릴 수 있는 만큼, 미국 기술 산업의 중장기적인 성장 전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