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앱(NetApp)이 인공지능(AI) 시대를 겨냥해 데이터 관리 인프라 혁신을 본격화했다. 최근 개최한 연례 기술 컨퍼런스 ‘NetApp Insight 2025’에서 이 회사는 새로운 ‘AI 데이터 엔진(AI Data Engine)’을 공식 발표하며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지능형 저장 인프라 확장을 선언했다.
AI 데이터 엔진은 AI 파이프라인 구축 과정을 자동화하고 보안성을 높이며, 이를 비용 효율적으로 통합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종합 서비스다. 이 엔진은 클라우드와 온프레미스 전반에 분산된 데이터를 연동하는 동시에, 데이터를 정제하고 동기화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즉, AI 모델이 데이터를 최적의 형태로 받아볼 수 있도록 정보 흐름 전체를 제어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작동한다.
넷앱의 핵심 운영체제 ONTAP 기반으로 구축된 이 플랫폼은 엔비디아의 AI 데이터 플랫폼 레퍼런스 설계를 채택하고 있으며, 초고속 벡터 검색 및 정책 기반 워크플로우 자동화, 의미 기반 데이터 탐색 등 고급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다. 엔진은 넷앱의 신형 AFX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와 결합되어 AI 전용 하드웨어 인프라에서 구동되며, 엔비디아의 차세대 서버인 RTX Pro 서버 및 Blackwell GPU도 지원한다.
넷앱 제품총괄 시얌 나이르(Syam Nair)는 “기업들이 이 엔진 하나로 전체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통합하고, 중복 과정 없이 AI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복잡한 데이터를 통합관리하면서도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 사이에서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스토리지 분석 기업 NAND 리서치의 스티브 맥도웰(Steve McDowell)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를 두고 “그간 비전으로만 존재했던 넷앱의 AI 데이터 플랫폼 전략이 마침내 현실화된 시점”이라며 “특히 AFX 어플라이언스 도입으로 하드웨어 선택의 번거로움을 제거한 점이 차별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넷앱은 새로운 보안 기능도 추가했다. 눈에 띄는 것은 기존 ‘랜섬웨어 보호 서비스’에서 발전한 ‘랜섬웨어 탄력성(NetApp Ransomware Resilience)’이다. 이 서비스는 단순한 백업 복구를 넘어, AI 기반 이상 탐지를 통해 데이터를 외부로 유출하려는 시도를 조기에 식별하고 즉각 대응하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또한, 악성코드에 감염된 가능성이 있는 워크로드를 격리할 수 있는 ‘격리 복구 환경’ 기능도 도입됐다. 이를 활용하면 고객은 감염 시점과 데이터를 명확히 파악해 안전하게 복원할 수 있으며, 데이터 재감염 방지도 함께 수행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능들을 통해 넷앱이 단순한 스토리지 제공업체에서 AI 시대에 최적화된 데이터 운영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실시간 데이터 탈취 방지가 가능한 저장 계층 기반 탐지 기능은 시장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맥도웰은 “기존 사례 대부분은 복사본 기반의 비실시간 분석에 그쳤지만, 넷앱은 원본 데이터 계층에서 곧바로 탐지와 대응이 가능하다”며 “이는 넷앱이 스토리지 기술에서 경쟁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강력한 무기”라고 강조했다.
넷앱은 이번 AI 데이터 엔진과 사이버 보안 기능 강화를 통해 기업이 AI 추진에서 마주하는 복잡성과 위협 요소들을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AI 시대 데이터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넷앱이 제시한 통합형 플랫폼 전략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