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반도체 산업 내 이 회사의 위상이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실적을 이끈 인공지능(AI) 전용 메모리 수요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실적 개선이 재무 건전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2025년 10월 29일 SK하이닉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 자체는 ‘AA’ 등급을 유지했지만, 향후 등급 상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이번 상향 조정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기술 주도력, 견조한 AI 수요 기반의 성장성, 그리고 안정적인 현금흐름 구조 등 세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평가된 결과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 분야는 최근 인공지능 서버와 고성능 연산 장비에 필수적으로 채택되는 고부가 메모리로, SK하이닉스는 이 분야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과 기술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 회사 측은 HBM3E의 12단 적층 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D램 매출 기준으로도 2025년 1분기부터 업계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이러한 성과는 범용 반도체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실적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9% 증가한 11조3천83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겼다. 같은 기간 매출은 24조4천489억 원으로 39.1% 증가했고, 순이익은 12조5천975억 원으로 무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는 직전 분기의 최고 실적을 다시 경신한 것으로, 회사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SK하이닉스는 자금 운용 면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설비투자는 매출의 30% 중반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이를 자체 영업현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AI 반도체의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관세 부담 등 대외 변수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대응력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함께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둔 SK스퀘어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그룹 전반의 사업 환경과 실적 안정성이 전 계열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반도체 시장의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재편과 AI 기술 확산이 본격화될수록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가 초격차 기술 우위를 유지하는 한, 실적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 개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