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로보틱스가 미국과 유럽의 주요 농산물 시장을 겨냥해 현지 기업들과 농업 로봇 기술 협력을 본격화했다. 세계 최대 농업 소비지인 이들 지역에 실증 테스트 기반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대동그룹이 보유한 인공지능 로봇 전문 계열사 대동로보틱스는 11월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와인 유통 기업 아티산 비노, 그리고 유럽 내 베리류 생산·유통 관련 글로벌 기업 호티프룻의 스페인 법인과 각각 농업 로봇 기술 고도화 및 해당 시장 진입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휴를 통해 세 기업은 각국의 작물 특성과 농업 환경에 맞는 로봇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대동로보틱스는 이미 지난 2월 국내에서 상용화한 운반로봇을 바탕으로, 다양한 농작업에 투입 가능한 다기능 필드로봇 개발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새로 개발 중인 로봇은 단순 운반 기능에 제초와 방제 기능까지 접목해, 실질적인 농작업 자동화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필드로봇은 말 그대로 야외 농작업에 투입될 수 있는 자율주행 로봇으로, 인건비 절감과 노동력 부족 해결책으로 주목 받고 있다.
여준구 대동로보틱스 대표는 “북미와 유럽은 전 세계 농지 면적의 절반을 차지하고, 농산물 소비시장 규모는 70%에 달하는 핵심 시장”이라며, “현지 실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시장에 맞춘 로봇 완성도를 높여, 오는 2027년부터는 본격적인 수출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업 강국으로 불리는 이들 지역은 기계화 수요가 크고, 특히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인력난 문제가 심각해 농업 자동화 기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번 협약은 단지 기술 수출을 넘어서,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이라는 고차원 목표까지 담고 있어 의미가 크다. 실증 데이터는 향후 로봇 알고리즘 개선뿐 아니라 글로벌 인증과 제품 표준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대동로보틱스의 경우 농기계 시절부터 쌓아온 기계·제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 분야까지 기술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산 농업기술의 국제 경쟁력 확대는 물론, 국내 인공지능 기반 제조업의 수출 구조 다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성과가 입증된다면, 중남미, 동남아 등 신흥 농업시장으로 외연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