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연구개발 자회사 이뮨온시아가 2030년 국내 최초 면역항암제 상용화를 목표로 제시하면서, 2027년에는 별도 후보물질의 기술수출도 추진하겠다는 중장기 개발 로드맵을 내놨다. 상용화와 기술수출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른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연구 성과를 실제 시장 진입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김흥태 이뮨온시아 대표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 연례학술대회(AACR 2026) 기간 중 연합뉴스와 만나, PD-L1(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도록 돕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IMC-001이 임상 2상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제조·공정 개발을 뜻하는 CMC에 약 3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2030년 출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시점의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 규모를 98조원, 국내 시장은 1조원 수준으로 전망했다.
회사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면역 반응을 무작정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암세포에 더 정밀하게 작동하도록 설계했다는 데 있다. 김 대표는 CD47을 표적하는 IMC-002의 경우 정상 세포에 대한 결합을 줄여 안전성을 높였고, 간암과 삼중음성유방암처럼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인 고형암에서 초기 항종양 활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IMC-002는 대식세포의 포식 작용을 활성화해 암세포 제거를 유도하는 선천면역 기반 치료제로, 현재 간암·삼중음성유방암·담도암 등을 대상으로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다. 간암 관련 결과는 지난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했고, 삼중음성유방암 데이터는 올해 ASCO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국내 업체들이 면역항암제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는 배경에 대해 김 대표는 신약 개발이 연구만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고 짚었다. 신약은 전임상과 임상, 대량생산, 품질관리, 규제 대응까지 전 과정을 통과해야 하는 산업인데, 면역항암제는 작용 기전이 복잡해 환자 대상 임상에서 유효성을 분명히 입증하기가 특히 어렵다는 것이다. 여기에 후보물질 하나가 허가 단계에 이르기까지 10년 이상과 수천억원이 투입되는 데 비해 성공 확률은 높지 않고, 항체 의약품은 생산 과정에서 품질 일관성을 확보하는 문제도 까다롭다. 결국 과학적 성과와 함께 생산 역량, 자금력, 규제 전략이 함께 갖춰져야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뮨온시아는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상용화 준비를 앞당기는 전략을 택했다. IMC-001은 지난해 6월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 작성을 마무리했고, 올해 1월에는 희귀의약품지정(ODD)을 받아 규제 부담을 일부 낮췄다. 또 올해 1월 글로벌 위탁생산 기업 론자와 계약을 맺고 4월부터 본격적인 공정 개발에 들어가기로 했다. 회사는 IMC-001의 경우 2029년 바이오의약품 품목허가 신청(BLA)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추가 적응증인 TMB-H 고형암에서는 2028년 CSR 완료와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IMC-002는 데이터 축적을 거쳐 2027년 기술이전을 목표로 한다. 국립암센터에서 20여년간 근무한 김 대표는 기술수출 자체보다 실제 환자 치료 현장에서 효능이 입증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단순한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임상, 생산, 허가, 판매 전략까지 함께 갖춘 사업 모델로 이동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어, 향후 성과가 나온다면 국내 면역항암제 산업의 상용화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