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율주행 기업 위라이드(WeRide, WRD)가 중동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며 ‘로보택시’와 ‘물리 AI’ 기술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아랍에미리트(UAE) 상용 서비스부터 유럽 진출, 기술 고도화까지 이어지는 행보는 자율주행 산업의 국제 경쟁 구도를 다시 짜고 있다는 평가다.
위라이드는 최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발표한 ‘AI From China Benefits the World(2026)’에서 중국 AI 국제 협력 10대 사례 중 하나로 선정됐다. 특히 아부다비와 두바이에서 운영 중인 ‘로보택시’ 서비스가 대표 사례로 언급됐으며, 자율주행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회사 측에 따르면 우버를 통해 제공되는 완전 무인 로보택시는 아부다비 핵심 도시 지역의 약 70%를 커버하고 있으며, 현재 12개국 40여 개 도시에서 레벨4(L4) 차량을 운영 중이다.
기술 경쟁력의 핵심은 위라이드가 새롭게 공개한 물리 AI 인지 모델 ‘WITT(World Intelligence Toward Truth)’다. 이 모델은 영상·이미지·텍스트 등 실제 주행 데이터에서 ‘원자적 물리 사실(APF)’을 추출해 AI의 현실 인식을 구축하는 구조로, 데이터 추출·추론·검증·정제의 4단계를 통해 자율주행 학습 신뢰도를 끌어올린다. 위라이드는 해당 모델이 자율주행 시나리오 이해에서 기존 범용 AI 대비 사실 오류율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토큰 비용을 최대 98% 절감하며 데이터 처리 효율을 200배까지 개선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기술은 대규모 시뮬레이션 모델 ‘제네시스(GENESIS)’와 결합해 이른바 ‘플라이휠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데이터 수집 및 주석 비용을 75% 이상 절감하는 동시에 전 세계 40여 도시에서 운영되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된다. 현재 위라이드는 3000대 이상의 자율주행 차량을 운영하며 L4와 L2++ 기술 상용화를 병행하고 있다.
유럽 시장 공략도 본격화됐다. 위라이드는 우버와 협력해 2026년 스위스 취리히 대도시권에서 상용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마드리드에 이은 두 번째 유럽 시장 진출이며, 스위스 도로청(FEDRO)의 무인 주행 허가를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완전 무인 서비스로 확대된다. 현지 운영은 리데라가 맡는다. 또한 슬로바키아 정부와 협력해 브라티슬라바를 시작으로 코시체, 하이타트라 지역까지 테스트를 확대하고 2026년 상용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드웨어 및 양산 측면에서도 파트너십이 이어지고 있다. 위라이드는 지리자동차 산하 파리존(Farizon), 홍콩 버스 운영사와 함께 우측 통행 국가용 로보택시를 공동 개발 중이며, 2026년까지 차량 규모를 2600대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보쉬와 협력한 L2++ 자율주행 솔루션은 독일, 프랑스, 일본 등에서 도로 테스트에 돌입했다.
상용화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체리와 광저우자동차(GAC) 차량 30종 이상에 양산 설계가 적용됐으며, WRD 3.0 시스템을 탑재한 차량은 지능형 주행 대회에서 6연속 우승을 기록했다. 회사는 2026년을 ‘대규모 상용화 원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위라이드는 2026년 1분기 매출 1650만 달러(약 237억 6,000만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58% 성장했으며, 홍콩 증권거래소 후강퉁 종목에 편입돼 중국 본토 투자자의 접근성도 확대됐다. ‘코멘트’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이 기술 경쟁에서 실제 운영 능력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위라이드의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