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 ‘아이폰 에어’ 개발을 주도했던 핵심 디자이너가 회사를 떠나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이직하면서, 기술 업계 안팎에서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산업 디자이너 아비두르 초두리가 최근 회사를 퇴사하고 AI 기반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초두리는 2019년 애플에 합류한 이후 디자인 조직 내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혀왔으며, 특히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 에어 개발에도 핵심적으로 관여한 인물로 전해진다. 그는 신제품 발표 행사 때 아이폰 에어 소개 영상의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고, 애플 내부에서는 차세대 디자인 리더로 부각되고 있었다.
애플 내부에서도 그의 퇴사를 두고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공식 입장은 없지만, 블룸버그는 초두리의 퇴사가 아이폰 에어의 부진한 판매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이폰 에어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판매량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혁신보다는 소비자의 실사용 만족도와 가격 대비 성능이 관건이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애플의 디자인 조직은 지난 몇 년간 상당한 전환기를 겪고 있다. 종전까지 애플의 제품 철학을 이끌어왔던 조니 아이브가 2019년 떠난 이후, 조직 개편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제프 윌리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마저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핵심 경영진과 디자이너들의 연이은 이탈은 애플 내부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AI 등 미래 기술 플랫폼에 대한 전략 전환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제품 설계 문법이 수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초두리가 향한 AI 스타트업의 구체적인 정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술 업계에서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기반 기업에서 인공지능 중심 생태계로 인재가 이동하는 현상을 점점 더 자주 목격하고 있다. 이는 업계 전반의 무게중심이 기기에서 소프트웨어, 더 나아가 자율적 학습 구조를 갖춘 시스템으로 옮겨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테크 기업 간 주도권 경쟁에서 인공지능 기술력이 보다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높이며, 애플 역시 이에 맞춰 조직과 전략을 재편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