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로보틱스가 음성으로 작동하는 운반로봇을 현장에서 시험 운용하며, 첨단 기술을 활용한 농업 로봇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작업 편의성을 크게 높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대동그룹의 인공지능(AI) 로봇 전문 자회사 대동로보틱스는 8월 11일, 인간의 음성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차세대 운반로봇의 필드 테스트(현장 시험)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로봇에는 음성인식 시스템과 대형언어모델(LLM, 대규모 인공지능 언어모델)이 탑재돼, 단순한 명령어 수준을 넘어서 자연어 속 맥락까지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테스트 중인 모델은 올해 7월부터 사과 농장 등 실제 농업 현장에서 시험 운영을 시작했으며, 오는 2026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작업자는 별도의 조작 패널 없이 단순히 음성으로 목적지를 지시하거나 따라오도록 명령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어 기반 음성제어 시스템은 복잡한 기계 조작이 어려운 고령 농업인에게 특히 유용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또한 이 로봇에는 ‘비전언어동작(VLA)’ 기술이 함께 적용돼, 카메라를 통해 환경을 인식하고 음성 명령의 의미를 함께 파악한다. 예를 들어 “트럭 옆에 대기해줘”라는 지시에 대해서도 음성뿐만 아니라 주변 사물을 인지해 실질적으로 적절한 위치에 정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단순 반복 명령보다 정교한 현장 대응이 가능해졌다.
대동로보틱스는 이번 운반로봇 개발을 시작으로 방제, 제초, 수확 등 농작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AI 기반 로봇 제품군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여준구 대표는 “대동그룹이 농업용 AI 로봇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농촌 고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 문제를 기술로 해결하려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음성 기반 자율로봇이 상용화되면,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사한 구조적 문제를 겪고 있는 농업 현장에서 새로운 해결책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