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개발사 오픈AI의 영리 사업화를 놓고 제기한 소송이 결국 본격적인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미국 법원은 머스크 측의 소송 기각 또는 심리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 사건의 본재판이 내년 3월 열리게 됐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은 오픈AI가 머스크를 상대로 낸 맞소송과 관련해, 머스크가 제기한 각하 요청을 기각했다. 소송을 심리조차 하지 않고 종료해 달라는 주장에 대해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이 사건은 정식 재판 절차를 밟게 됐다.
이번 소송의 시작은 지난해 머스크가 오픈AI의 영리 법인 전환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비롯됐다. 머스크는 오픈AI가 초기에 약속한 ‘비영리 운영’ 원칙을 어기고, 챗GPT의 상업적 성공을 바탕으로 영리 모델로 전환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오픈AI는 올해 4월, 머스크가 오히려 자사의 사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갖고 악의적 전술을 펴고 있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오픈AI는 법정에서 머스크 측이 언론과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오픈AI를 공격하고 있으며, 심지어 가짜 인수 제안을 통해 회사를 괴롭혀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 2월, 자신이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을 통해 오픈AI의 지배지분을 974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이를 거절한 바 있다.
과거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 창립 당시 주요 투자자 중 한 명으로 참여했으나, 2018년 이사직을 내려놓고 회사와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정리했다. 이후 챗GPT가 글로벌 성공을 거두자 오픈AI가 당초 비영리 원칙을 훼손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이 같은 법적 대립은 단순한 개인 간 갈등을 넘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둘러싼 공익성과 상업성의 균형 문제로도 읽힌다. 본재판이 내년 3월에 열릴 예정인 가운데, 기술 경쟁과 AI 산업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