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정보기술 기업의 최고경영자들이 백악관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주최 만찬에 참석해, 그의 기업친화적 정책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들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대규모 국내 투자 계획도 함께 밝혔다.
현지시간 9월 4일 백악관에서 열린 만찬에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아빈드 크리슈나 IBM CEO,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 등이 참석했다. 이번 회동은 당일 오전 멜라니아 여사의 주도로 열린 'AI 교육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참석했던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마련됐다.
AI 분야에서 선도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친기업적이고 혁신 친화적"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이 향후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계속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지난 1월 일본 소프트뱅크, 오라클 등과 협력해 미국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이른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사업 규모는 향후 4년간 5천억 달러로, 미국 내 AI 인프라 확충에 대한 중요성을 반영한다.
팀 쿡 애플 CEO 또한 미국 내 투자 확대에 대한 감사의 뜻을 밝혔다. 애플은 6천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조 프로그램(AMP)'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애플 기기의 생산 거점을 일부 미국으로 이전하는 계획을 포함한다. 쿡은 "이런 대규모 투자 결정을 가능하게 한 것은 정부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AI 개발에 필수적인 인프라,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확보 문제에 대해 정부가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민간의 기술 확산을 뒷받침하려는 정책적 의지를 보여준다. 반면, 만찬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참석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초청을 받았지만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고, 황 CEO는 초청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별도로 면담을 통해 엔비디아의 대중국 AI 칩 수출과 관련된 논의를 한 바 있다.
이번 만찬은 트럼프 행정부가 AI와 반도체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국내 기업의 투자를 유도하고, 동시에 정·재계와의 유대를 강화하려는 흐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주요 기업들도 정부의 기술 정책 기조에 호응하며 긍정적 투자 신호를 내고 있어, 앞으로 민간-정부 간 협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주도권을 지키려는 전략과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산업 정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