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 미스트랄AI가 유럽 AI 역사상 최대 규모인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시장의 중심에 섰다. 파리를 기반으로 한 이 스타트업은 이번 시리즈C 투자 라운드를 통해 기업 가치를 137억 달러(약 19조 7,000억 원)로 끌어올렸다. 이는 불과 지난해 6월 시리즈B에서 책정된 가치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로, 유럽의 생성형 AI 기업 가운데 유례없는 성장세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제조사 ASML이 주도했으며, DST글로벌, 안드리센 호로위츠, Bpifrance, 제너럴캐털리스트, 인덱스벤처스, 라이트스피드벤처파트너스, 그리고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NVDA)까지 유수의 투자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런 화려한 투자 라인업은 미스트랄AI에 대한 업계의 신뢰와 기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비록 미국의 오픈AI(OpenAI)나 앤트로픽(Anthropic)이 각각 5,000억 달러, 1,830억 달러 수준의 평가는치를 기록하며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유럽 내에선 미스트랄의 이번 행보가 AI 주도권 경쟁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이번 시리즈C는 유럽 내 AI 스타트업이 유치한 단일 투자 라운드 중 역대 최고 금액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AI 벤처 투자 가운데 이번 미스트랄 사례 외에도 일부 대형 투자가 있었지만, 규모 면에서는 확연한 격차가 있다. 예컨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런던의 웨이브(Wayve)는 지난해 5월 소프트뱅크 주도로 10억 8,000만 달러를 모았고, 독일과 미국에 본사를 둔 비즈니스 프로세스 마이닝 기업 셀로니스(Celonis)는 2021년 10억 달러를 확보했다. 방위 분야 AI 시스템을 개발하는 헬싱(Helsing)은 올해 6월 7억 달러를, 구글(GOOGL) 산하의 약물 탐색 AI기업 아이소모픽랩스(Isomorphic Labs)는 6억 달러를 첫 투자로 끌어냈다.
이 가운데 미스트랄은 유일한 생성형 AI 기업으로, 콘텐츠 생성, 데이터 분석, 코드 보조 등 엔터프라이즈 시장 특화 역량으로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자사 기술은 고정형 인프라에 머무르지 않고, 실시간 혁신에 기반한 솔루션 제공자로 포지셔닝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초고속 성장세의 핵심 동력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번 투자 기준으로 미스트랄AI의 가치는 미국의 경쟁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낮아, 향후 추가 투자 시 기존 주주 입장에서도 이익 확장 여지가 큰 셈이다. 유럽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미국 빅테크 중심의 AI 주도권 경쟁에 대한 실질적인 견제자로 떠오를 만한 잠재력을 보여준 것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기술 생태계가 글로벌 AI 경쟁에서 다소 뒷전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미스트랄의 성공을 발판으로 본격적인 반격을 준비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투자가 그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