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AI 기업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신형 모델을 앞다퉈 공개하며 인공지능 주도권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동시에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열기도 고조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주에서는 AI 안전법이 새롭게 통과되며 규제 움직임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지난주 앤트로픽은 최신 주력 모델인 '클로드 소넷 4.5'를 선보이며 코딩 성능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여기에 오픈AI는 생성형 영상 모델 ‘소라 2’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저작권 침해 및 부적절 콘텐츠 이슈에 직면하며 일부에서 우려의 시선도 피하지 못했다. AI 윤리와 콘텐츠 책임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이다.
미라 무라티가 이끄는 AI 스타트업 씽킹머신은 첫 제품 ‘틴커’ 출시로 존재감을 알렸다. 이 제품은 기업의 언어모델 세부 조정 기능을 쉽고 정밀하게 제공하는 서비스로, AI 파인튜닝 시장에서 차별화를 노린다. 이와 함께 유아이패스는 자사의 에이전트 솔루션을 앞세워 기업 고객들의 빠른 도입과 전환을 장려하며 AI 운영 환경을 실질 투자로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술 대기업들도 AI 중심 제품군을 강화하는 행보를 멈추지 않고 있다. 구글은 챗봇 ‘제미니(Gemini)’ 기반의 스마트홈 기기들을 선보였고, 아마존은 향상된 알렉사 기능이 탑재된 신규 에코 기기들을 출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바이브 워킹(Vibe Working)’이라는 개념을 통해 AI 기반 생산성 개선 툴 전략을 확장하며 엑셀·워드에 AI 에이전트를 통합했다.
또한 인프라 부문에서는 대규모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 세레브라스는 11억 달러(약 1조 5,800억 원)를 유치했고, 메타(META)는 AI 인프라 파트너 코어위브와 142억 달러(약 20조 4,60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AI 클라우드 기업 엔스케일(Nscale)은 짧은 시간 내 연속적으로 15억 달러(약 2조 1,600억 원)에 가까운 자금을 확보하며 업계 평가를 받았다.
정책 측면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AI 안전 기준 마련을 골자로 한 법안을 서명하며, 미국 내 AI 규제 마련 사례로는 최초로 꼽히는 중대한 이정표를 남겼다. 향후 AI 기업들의 기술 설계와 배포 방식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로 평가받는다.
벤처 투자 시장은 여전히 침체 기조지만, AI 분야만큼은 예외다. 지난 3분기 전체 거래 가치 중 AI가 차지한 비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와 맞물려 오픈AI 내부자들이 66억 달러(약 9조 5,0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매각한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독일 번역 AI 기업 딥엘(DeepL)은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 규모의 IPO를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비디오게임업계에서는 일렉트로닉 아츠(EA)의 민영화 소식이 시장을 놀라게 했다. 사모펀드에 의해 추진된 이번 거래 금액은 무려 550억 달러(약 79조 2,000억 원)로, 기술과 게임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바이아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전미를 강타한 연방정부 셧다운 움직임은 AI 산업에도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사이버 보안 및 국가 AI 프로젝트의 운영 중단 가능성이 대두되며, 기술 기업들의 정부 의존도가 다시금 화두에 올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튜브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플랫폼 측이 2,450만 달러(약 353억 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이 글로벌 테크 산업에 미치는 현실도 재조명받고 있다.
혁신과 경쟁, 투자, 규제, 그리고 정치적 갈등까지 복잡하게 얽힌 현재 AI 생태계는 거대한 지각변동의 한가운데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