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에 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고, 앤트로픽은 그 대가로 향후 10년 동안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과 인공지능 반도체에 1천억달러 이상을 쓰기로 하면서 양사의 동맹이 한층 더 깊어졌다.
20일(현지시간) 아마존과 앤트로픽이 공개한 계약 내용을 보면, 이번 투자는 단순한 지분 투자에 그치지 않고 장기 공급 계약이 결합된 형태다. 아마존은 우선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입하고, 앞으로 최대 200억달러를 더 투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투자 규모는 양사가 정한 상업적 성과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아마존은 이미 앤트로픽에 80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어, 이번 계약은 인공지능 경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전략적 관계를 더 공고히 하려는 조치로 읽힌다.
이번 계약의 핵심은 컴퓨팅 자원 확보다. 앤트로픽은 아마존으로부터 최대 5기가와트 규모의 컴퓨팅 파워를 공급받게 되며, 이 가운데 약 5분의 1은 올해 안에 도입될 예정이다. 기가와트는 원래 전력 설비 규모를 나타낼 때 많이 쓰이지만, 인공지능 업계에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얼마나 큰 전력과 연산 자원을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최근 대형 언어모델 개발에는 막대한 서버, 전력, 반도체가 동시에 필요해졌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연산 능력을 확보하는 일이 기술 경쟁력 자체와 직결된다.
아마존으로서는 이번 계약이 여러 면에서 실익이 크다. 자회사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의 강자이지만,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인공지능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앤트로픽의 대표 모델인 클로드와 코딩 도구인 클로드 코드를 자사 생태계 안에 묶어두면 AWS의 기업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 동시에 아마존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칩 트레이니움의 대형 고객을 확보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반대로 앤트로픽은 아마존이 보유한 대규모 기업 고객망에 접근할 수 있게 됐고, 현재 10만개 이상 고객이 AWS에서 클로드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고 양사는 설명했다.
앤트로픽은 이미 컴퓨팅 자원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브로드컴, 구글과의 3자 협력을 통해 2027년부터 약 3.5기가와트 규모의 인공지능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인공지능 기업들이 이제 좋은 모델만으로는 경쟁하기 어렵고, 이를 학습시키고 서비스할 대규모 인프라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승부를 가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인공지능 산업이 소프트웨어 경쟁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 반도체까지 아우르는 종합 인프라 경쟁으로 더 빠르게 옮겨갈 가능성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