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오밍주가 인공지능(AI) 인프라를 끌어들이기 위한 제도 정비에 나섰다. 마크 고든 주지사가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컴퓨팅 시설 개발을 지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전력과 에너지 자원을 앞세운 ‘AI 허브’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와이오밍주 정부는 수요일 ‘와이오밍 방식의 데이터센터(Data Centers the Wyoming Way)’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을 공개하고,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첨단 컴퓨팅 프로젝트의 책임 있는 개발을 위해 주정부 기관들이 협력하도록 지시했다. 이번 방안은 물 사용, 환경 지속가능성, 일자리 창출, 그리고 일반 주거용 전기 소비자 보호를 핵심 축으로 삼았다.
행정명령은 “이 명령은 와이오밍 내 대규모 데이터센터 개발과 관련해 허가, 심사, 규제, 지원 또는 촉진에 관여하는 행정부 기관에 적용된다”고 명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한 지역 개발정책이 아니라, AI 붐에 맞춘 산업 유치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백악관의 AI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하루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안보 목적의 첨단 AI 기술 확대 행정명령에 서명한 직후 나와, 연방과 주 정부가 동시에 AI 인프라 확대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AI 관련 설비 투자는 이미 미국 전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 아마존($AMZN), 메타플랫폼스($META), 알파벳($GOOGL) 등 ‘매그니피센트 7’ 가운데 4개 기업은 올해에만 AI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65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 확대와 대형언어모델 훈련·운영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그 배경이다.
와이오밍은 이런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BTC) 채굴업과도 이해관계가 맞물린다. 전력에 강점을 가진 지역 특성상 비트코인 채굴과 AI 데이터센터가 같은 산업 생태계를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린스파크는 2024년 와이오밍 내 75메가와트 전력 용량이 연결된 채굴 시설을 인수하며 지역 입지를 넓혔다.
다만 2024년 반감기 이후 채굴 수익성 압박이 커지자, 일부 채굴 기업은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호스팅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아이렌, 마라홀딩스, 시퍼, 허트8, HIVE 디지털, 테라울프 등이 대표적이다.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들도 최근 테라울프와 시퍼에 대한 커버리지를 시작하며 이들을 ‘떠오르는 AI 인프라’로 분류했다.
결국 와이오밍의 이번 행정명령은 AI 데이터센터 유치와 에너지 산업 활용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다. 비트코인 채굴과 AI 인프라가 같은 전력 기반에서 맞물리면서, 미국 내 데이터센터 경쟁은 앞으로도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