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Anthropic)이 클로드(Claude)용 커스텀 반도체 설계 인력을 뽑기 시작하며 AI 컴퓨트 전략을 하드웨어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대형 AI 모델 운영비와 공급망 부담이 커지면서 자체 칩, 외부 GPU, 클라우드 자체 반도체를 함께 쓰는 다변화 전략이 굳어지는 흐름이다.
앤트로픽은 8월 5일 공개한 실리콘 엔지니어 채용 공고에서 여러 하드웨어 플랫폼에서 세계 최대급 AI 학습·추론 워크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커스텀 실리콘 팀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공고에는 칩 사양 정의, 인터페이스 설계, 외부 파트너 검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공동 설계가 주요 업무로 제시됐다.
이는 앤트로픽이 단순히 기존 반도체를 조달하는 데서 벗어나 모델과 칩을 함께 설계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모델사는 통상 학습과 추론에 막대한 GPU를 쓰지만, 서비스 규모가 커질수록 전력, 비용, 공급 안정성이 경쟁력의 일부가 된다.
앤트로픽은 7월 22일 AMD($AMD)와 최대 2기가와트(GW) 규모의 AMD 인스팅트 MI450 시리즈 GPU 배치 협력을 발표했다. 첫 1GW 배치는 2027년 상반기 시작될 예정이며, AMD는 앤트로픽에 최대 50억 달러(약 6조9000억원)를 전략 투자하기로 했다.
앤트로픽은 4월 20일 아마존($AMZN)과도 최대 5GW 규모의 컴퓨트 협력 확대를 발표했다. 회사는 AWS 기술에 10년간 1000억 달러(약 138조원) 이상을 투입하고, 트레이니엄2부터 트레이니엄4까지 아마존의 자체 AI 칩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앤트로픽의 컴퓨트 전략은 아마존 자체 칩, AMD GPU, 사내 실리콘 조직이라는 세 축으로 나뉘게 됐다.
커스텀 실리콘은 특정 서비스나 연산 목적에 맞춰 설계한 반도체를 뜻한다. 범용 GPU보다 모든 작업에 유연하지는 않지만, 특정 모델 구조와 데이터 흐름에 맞추면 전력 효율과 처리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대형 AI 기업의 장기 선택지로 거론된다.
MatX는 대규모언어모델(LLM)용 고처리량 칩을 전면에 내세운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회사 공식 사이트는 ‘MatX One’이 대형 MoE 모델에서 초당 2000개 이상의 출력 토큰을 처리할 수 있고, 수십만 개 칩 단위 클러스터를 지원한다고 소개한다.
MatX 투자자 명단에는 제인스트리트(Jane Street),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LP(Situational Awareness LP), 스파크캐피털(Spark Capital) 등이 올라 있다. 블룸버그는 MatX가 5억 달러(약 6900억원) 이상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MatX를 구글 반도체 사업 출신 두 명이 세운 AI 칩 스타트업으로 설명했다. 기업가치는 수십억 달러 수준으로 전해졌다.
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MatX가 추가 자금 조달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톰 브라운(Tom Brown) 앤트로픽 공동창업자의 관심 발언이 담긴 피치덱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는 관심 신호로 볼 수 있을 뿐, 앤트로픽과 MatX의 계약 체결이나 인수 합의로 단정할 근거는 아니다.
70억 달러(약 9조6600억원) 규모 인수 철회 주장도 공개 자료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사안의 중심은 인수설보다 앤트로픽이 컴퓨트 공급망을 얼마나 넓히고 내부 설계 역량을 어디까지 확보하느냐다.
AI 반도체 시장에서는 엔비디아($NVDA) GPU 의존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모델 기업은 클라우드 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맺으면서도 자체 칩이나 준자체 칩을 검토하고, 반도체 기업은 대형 고객을 붙잡기 위해 랙 단위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함께 제시하는 구조다.
국내 시장에는 암호화폐 직접 재료라기보다 AI 인프라와 반도체 업황을 보는 참고 지표에 가깝다.
앤트로픽의 채용 공고에는 칩 제조 방식, 공정, 파운드리, 첫 제품 일정이 담기지 않았다. MatX가 앤트로픽의 전략에서 실제 역할을 맡을지는 공개 계약이나 회사 발표가 나온 뒤 확인될 사안이다.

